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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너나 잘해

by iamlitmus 2007. 3. 26.
언니는 성격을 바꿔야돼. 운동을 해보는 건 어때. 격투기나 검도같은거. 일단 한번 해보면 달라진다구. 왜 해보지도 않고 그런 소리부터 해. 언니는 스스로를 믿는 맘조차도 없어. 언젠가라는 말 좀 쓰지마. 언니만 힘든 거 아니잖아. 그런 말 하는 건 안 힘들어? 다른 사람도 다 똑같아. 뭐라구? 회사 그만 둘거라구? 참나.. 그런 말하면 회사에서 언니 붙잡을 것 같지? 언니 없으면 당장 올스톱 될 거 같지?
언니. 내가 회사 그만두고 아르바이트 구하려고 돌아다니는데, 나이가 딱 걸리더라. 레스토랑이나 호프집같은데 얼마나 힘든지 모르지. 장난아냐. 내가 4월 중순에 사표를 냈는데, 팀장이 5월달 되서야 수리해준거 알아? 다들 내가 팀장이랑 스캔들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미치겠다니까. 부장님이 전화와서는 그만 두고 뭐할거냐구 묻더라. 평소에 날 잘봤거든. 매니저같은거 하고 싶다고 그러니까, 자기 밑에서 조신하게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그러대. 근데, 과장님이랑 나랑 안맞잖아. 내가 순종적인 성격이 아니니까 힘들더라구.

쓸데없는 소리말고, 교회나 좀 나와. 내가 이런 말까지 할 정도면 언니 생활이 얼마나 사탄스러운지 알아? 벌써 한달이 넘었어. 뭐라구? 지금 그걸 핑계라고 대는거야? 참 감동적이다. 언니가 나를 울리네.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돼? 뭘 원하는데? 언니는 다른 사람 생각 전혀 안하지? 나는 매일밤 반성해. 아..오늘 말을 너무 많이 했구나. 이제 다른 사람 말을 들어 줘야지. 같이 삶을 일궈나가야 하는거잖아. 난 미자언니랑 이야기하면 참 재밌어. 이랬대더라, 저랬대더라 하면서 웃는거보면 나도 밝아지는 것 같다니까. 언니가 재미없다는게 아냐. 너무 친해진 것 같다구? 나만 그런게 아니잖아. 그걸 왜 몰라? 전도사님이 언니 요즘 뭐하고 지내냐고 물어보더라. 당연한거잖아. 그냥 일반적인 관심이지. 전화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언니가 먼저 해야되는거 아냐? 그걸 왜 바래? 제발 내딴에는.이라고 하지마. 속상해? 언니가 고등학생이야? 그럼 나쁜 애가 되는 이야기를 하지마. 착한 애가 되는 말을 하면 될거 아냐. 내가 언니랑 똑같은 입장이라면 교회부터 열심히 나가겠어. 한달 만이라도 예배 빠지지 말고 나와봐. 누가 언니한테 꼬치꼬치 캐묻는다고 그래. 나 저번 달부터 교리 한번도 안 빠지고, 찬양까지 하는데 아무도 나한테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는 사람 없었어. 나도 그냥 인사만 할 뿐이지, 그 사람들한테 관심없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상대방도 그걸 알아. 느낌이라는게 있잖아.

근데, 정말 왜 그러는거야. 평소에는 멀쩡하다가 일요일 아침만 되면 왜 팩 돌아서는거야? 나한테 뭘 바라는데? 원래 뭔가 할때는 혼자 결정해야 하는거야. 난 언니 옆에 있는 나무일뿐이야. 언니는 맨날 똑 같은 얘기만 해. 차리리 교회가서 기도를 해. 미자언니는 너도 좀 바꿔야 하지 않겠니.라는 표정을 짓는다구. 나 인정하는거 무지 싫어하는데, 그래도 배울점이 있다는 건 사실이잖아. 그래. 알아. 언니 자아도 중요하지. 나 언니 다 이해해. 근데 언니한테 온신경을 집중시켜주고 싶어도, 나도 내 입장이라는게 있는거잖아. 다 알면서 왜그래. 언니도 이해해줘야지. 언니는 정말 애기같아. 관심가져달라고 찡얼대는 거랑 똑같다구. 제발 그러지마. 그거 잘못된거 알지? 기대를 왜 해. 준게 없는데. 설사 줬다고 하더라도 언니가 준건 기억하지마. 언니는 교회 나간게 준거라고 생각하지? 그렇지? 언니가 교회나오면, 나한테 이득되는게 뭐가 있어. 다 언니를 위해서 잖아. 물론,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는건 아니지. 천국이 그리 쉽게 다가오는 줄 알아? 손잡이라도 잡아야 문을 열 수 있는거잖아. 뭐라구? 자동문이라구? 언니, 지금 나랑 말장난해? 지금 웃음이 나와?

지금 자꾸 같은 말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은데, 나 돌림노래 부르고 싶은 기분 아냐. 그러니까 결론을 말하자면..여보세요? 언니, 듣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