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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노이즈 캔슬링 예찬

by iamlitmus 2023. 2. 6.

아이폰 11에서 14PROMAX로 바꿨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대오빠가 바꿔줬다. 애플측의 이슈로 재고가 없다가 15에 대한 뉴스가 나오니 그제서야 구할 수 있었다. 11에 대한 보상비는 27만원이었다. 고가의 제품을 사게 되면 금액의 가치 기준이 달라진다. 7만원이 넘는 보호필름도 선뜻 구매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쨌든 선물을 받아서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데이터를 옮기는 중에 눈 앞에 있던 에어팟프로를 집어 든 것이 실수였달까. 귀에 꾲는 순간 모든 소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게 말로만 듣던 노이즈캔슬링이구나. 깜짝 놀라 쳐다보니 미대오빠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좋으면 사.

 

이미 에어팟이 있었고 보스 헤드폰도 QCY 이어폰도 있는지라 아냐. 그냥 기술이 놀랍네. 라며 제자리에 내려 놓았다. 그러면서도 다시 만지작거리다가 한번 더 꽂아본다. 다시 또 놀라고 내려놓고 하는 것을 지켜보던 그는 애플 직원에게 새제품을 갖다 달라고 한다. 괜찮은데.하면서도 입이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앉은 자리에서 몇 백만원을 쓰고 나왔지만 예전과는 달리 떨리지 않았다. 

 

밝은 빛과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는 나로서는 노이즈캔슬링이라는 기술은 구원 그 자체였다. 길을 걸을 때나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도 다른 사람으로 인한 번잡한 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됐다. 깊은 산속에 있는 것같은 고요함과 적막은 마음 속의 평화를 유지시켜 주었다.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하던 에어팟1은 당근에 팔기에는 무안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3-4만원이라도 받고 팔아야 하나 싶었지만 그냥 갖고 있기로 했다. 

 

출근해서 신나게 자랑질을 하려고 했는데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갖고 있어서 말도 못꺼냈다. 노이즈캔슬링이 말이야..하는 순간 다들 자기꺼를 꺼내든다. 심지어 조카2도 이미 샀던 모양인데 어지럽다며 오빠에게 넘겼다고 한다. 사실 약간 울렁거리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순식간에 소리가 사라지는 마법에 취해 무의식적으로 모른 척하는지도 모른다. 

 

애플카드는 책꽂이로 사용하기로 했다.
멋지다 에어팟프로2

 

작년부터 자동차를 바꾸고 싶어하던 미대오빠와 함께 대리점에 가서 그랜저 신모델을 구경했다. 바이크에만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자동차는 100% 사치품에 불과한 물건일 뿐이다. 만약 차를 사게 된다면 다마스를 갖고 싶다 생각한 적은 있다.

 

운전석에 앉아보고 기어가 핸들옆에 달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내가 타본 마지막차인 엘란트라 이후 달라진 자동차의 기술에 새삼 감탄하면서도 이렇게 큰 차를 어떻게 운전하지. 1리터만 넣어도 50킬로를 넘게 달리는 베키에 비해 기름을 벌컥벌컥 마시며 고작 7킬로를 달린다구? 정작 사고싶어서 안달이 난 줄 알았던 미대오빠는 이리지리 차를 둘러보면서도 시큰둥하다. 그러더니 나 차 사는데 얼마 보태줄거야? 묻는다. 내가? 왜?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전 받은 휴대폰과 에어팟이 있으니 꿀꺽 삼켰다. 

 

뭔가가 아주 많다. 엘란트라와는 다르다.
내부는 좁은데 외관은 엄청나게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