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어보지 않은 이라면(대부분 그런편이지만 영화보다는 원작이 백만배 재밌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로 그의 위트와 상상력은 뛰어나다. (우울증 걸린 로봇 멜빈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럽다.) 이후로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 '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이 발간되어 부랴부랴 도서관에 달려갔으나 이미 대출이 된 상태였고, 다행히 그 전작에 해당되는 위 작품을 손에 넣게 되었다. (성북구 도서관은 어찌나 책을 잘 구입해주시는지, 대부분은 대출해서 보는 요즘이다. 그러나, 최근 지원금이 줄었다는 비보를 접하고 조만간 구청 홈페이지에 가서 적극적인 건의를 할 생각이다.) 기인에 가까운 인물들과 타임머신, 우주인, 로봇 등 그가 다루는 등장인물들은 여전히 변칙적이고 비상식적(상상력일수도)이지만, 속사포처럼 풀어놓여진 그들의 대화와 엉뚱한 상황등은 단 몇시간만에 독파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반면, 멋모르고 집어들었다가 제대로 걸려든 '다크타워'시리즈(스티븐 킹)
2부 상/하권을 읽고 나서야, 이 작품이 장장 7부작으로 계획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도서관에는 2부까지만 있었다.)
스티븐 킹은 남자치고는 엄청 수다스러운 작가임이 분명한데, 문제는 재미있다는 점.
세기를 거스르며 교차되는 인물들의 만남과 문을 열면 다른 이의 의식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존 말코비치 되기와 흡사하다), 좀비, 정체불명의 존재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 다크타워 등 어찌나 떡밥들을 속수무책으로 던져대는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성인판 해리포터가 될 판국이다. 최근 3부 상/하가 발매되었다.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