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9 제1편 1~18장
억쇠는 상현을 고향에 데려가기 위해 서울에 당도한다. 상현은 일본에 다녀온 후 신문사를 다녔으나 3.1 만세운동이 실패로 끝난 후 모든 것을 놓아버린 채 술만 마셔댄다. 억쇠는 서희가 부탁한 편지를 내민다. 짤막한 인사말과 동봉한 돈을 임역관댁에 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임역관은 만세운동 중에 사망하고 아들 임명빈은 감옥에 있어 여자들만 집에 남아 있는 상태다. 서희는 조준구의 땅을 되찾는데 도움을 준 임역관의 장례 때도 적지 않은 금액을 보냈었다.
상현은 전주에 있는 기화를 찾아간다. 서의돈은 그녀를 잊은 채 상해로 떠났고, 기화는 기생처지인 자신의 신세가 서럽다. 그녀를 위로해주다 상현은 기화에게 흔들린다. 두만네와 두만아비는 영팔이 둘째 아들 혼사에 가기 전 두만의 작은 처 주막에 들른다. 두만네는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는 두만보다 작은마누라 쪼깐이가 더 밉다. 두만은 큰마누라에게 관심이 없기도 하고 술 도매상을 차려 장사를 키워 나가는 중이기도 해서 집에 거의 오지 않는다.
서희가 진주로 돌아와 정착한 후 조준구의 아들 병수는 집을 나가 행방을 감췄다. 용이는 영팔네 혼사에 왔다가 쓰러지는 바람에 반신불수가 된다. 홍이는 용이가 진주로 데리고 온 이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관수는 오골계를 고아 먹이라며 홍이에게 맡기는데, 혼자서 국물을 먹어치우고 물을 붓고 있는 임이네를 본 홍이는 화덕을 집어 들어 임이네를 향해 집어 던진다. 임이네와 뒤엉켜 난투극을 벌인 홍이는 집을 뛰쳐나와 야학을 끝내고 나오는 장이를 붙잡아 유린한다.
병수는 괴물처럼 변해버린 몰골로 영산댁에게 발견된다. 관수는 한복을 찾아와 독립자금을 운반하는 일을 맡아 달라고 한다. 독립군 잡는데 귀신이라 소문난 거복의 동생임을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관수는 조준구를 찾아가 집을 사러 왔다며 시비를 걸어 주먹다짐을 한다.
어렸을 때 홍씨가 하녀로 쓴다며 서울로 데려갔던 육손의 딸 언년이는 하동으로 도망쳐왔다. 병수의 삶에 대한 무의지로 인해 조용한 집안은 나태와 오수의 온상이 되어 버린지 오래였다. 서희는 사람을 시켜 평사리 최참판 집을 사겠다는 의사를 밝히는데 팔 사람과 직접 만나서 흥정하겠다는 조건을 내건다. 조준구는 연이은 사기를 당하고 돈을 몽땅 날린 후 며느리와 아이들만 살고 있는 최참판집을 팔기 위해 내려온다. 이 때 집판 돈 절반을 내놓으라며 홍씨가 들이닥치는데 마침 눈에 띈 언년을 발견하고서는 조준구와 바람을 피웠다며 머리채를 잡는다.
조준구는 집을 팔기 위해 서희가 있는 진주로 향한다. 조준구를 행랑에 넣어놓고 몇 시간동안 방치한 뒤 나타난 서희에게 조준구는 자신이 최씨 집안의 재산을 모두 날려먹었으며, 집문서도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나 형편이 곤궁하니 자금을 빌려주는 셈치라며 돈을 구걸한다. 거금을 받고 집문서를 내놓은 조준구는 술집에 갔다가 관수와 함께 온 석이와 마주친다. 석이는 아비의 원수인 조준구에게 덤벼들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서희에게 간다. 서희는 연학을 보내 조준구가 돈을 훔쳐갔으나 한번은 용서해줄테니 당장 떠나라는 말을 전한다. 피로 범벅이 된 조준구는 분하기는 하지만 돈을 빼앗길까 싶어 황급히 진주를 떠난다.
석이는 을례와 혼인을 올리라는 모친의 말을 흘려듣는다. 사실 석이는 서울에 있을 때 자신을 돌봐준 기화에게 그리움을 품고 있다. 서희는 간도에서 길상의 소식을 전해온 사내가 온 이유를 안다. 독립자금을 대라는 의미였으나 그 반발심으로 인해 조준구에게 큰 돈을 줘버렸는지도 모른다.
두만의 딸 선이는 오랜만에 친정을 찾는다. 두만댁은 두만이 본처인 기성네에게 무심하다며 투덜댄다. 선이는 기성네를 데리고 두만이를 보러가자고 하지만 일전에 두만댁과 함께 들렀다가 두들겨 맞았던 적이 있는터라 도리질을 친다. 가게 밖에 서 있는 기성네를 본 두만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서희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연학은 선이의 시동생이다. 옷가지를 전해준 뒤 선이는 연학과 함께 용이를 보러간다. 집에 온 임이네는 이들을 적대시한다.
홍이는 석이를 찾아가 임이네에 대한 분노와 무기력해진 용이에 대한 책임감으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한다. 석이는 서희가 평사리의 집을 되찾은 사실을 떠올리며 방법을 찾아보자며 위로한다.
환이와 강쇠는 주막에 들렀다가 지삼만의 사주를 받은 남자의 습격을 받는다. 지삼만은 간도와 연결되어 있는 환이를 못마땅해하는 독립군 모임의 한 사람이다. 장기간 계획을 세워 동학처럼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위한 인력과 재력을 축적하자는 윤도집과는 달리 환이는 동학이나 3.1만세운동처럼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외로 나가 조직활동을 하자는 터여서 점점 사이가 벌어져가는 중이다.
평사리의 최참판댁에서 조씨네 식구들이 머무르고 있어 용이의 거처를 옮기는 일은 미뤄지고 있었다. 조준구는 행방을 감췄고 홍씨 부인은 본체만체한지 오래였다. 서희는 그들이 스스로 나갈 때까지는 그 집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엄명을 내렸다. 사실, 용정에서 돌아온 서희가 평사리가 아닌 진주로 간 것은 고향에 대한 기억이 고통뿐이기 때문이다. 윤씨부인, 별당아씨, 최지수를 비롯하여 자신과 가까운 모든 이들의 죽음이 있었고 조준구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분노만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길상과 혼인하여 두 아들을 낳았지만 자신은 김서희로 길상은 최길상으로 성을 바꿔 아이들도 최씨로 만들었기에 조상에 대한 면목없음도 평사리에 가지 않는 또 다른 이유에 속했다.
통영에서 소목일을 하게 된 병수는 조준구가 집을 팔았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친정에 가 있으라는 말에 조씨 가족은 친정으로 떠난다. 연학은 임이네에게 용이가 평사리의 최참판댁 집을 봐주기로 했다며 임이네는 남아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 패악을 떨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임이네는 그동안 받아온 생활비를 따져 물었으나 서희의 재량에 달려 있다는 말에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다. 평사리로 돌아간 용이는 그제서야 죽을 곳을 찾은 듯한 편안함과 함께 회한에 젖는다. 강청댁, 월선, 임이네에 이르기까지 세 여자로 이어졌던 그의 굴곡진 인생은 끝을 바라보고 있다. 용이는 홍이에게 자신처럼 얽매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살라고 말한다.
2편 1~5장
한복은 독립 군자금을 가지고 용정에 도착한다. 공노인은 한복을 지켜보다 길상을 만나게 해준다. 길상은 거복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 말하며 한복은 거복과 다르게 살 수 있다고 말해준다.
김두수는 금녀를 붙잡는데 성공한다. 모진 고문을 당한 금녀는 스스로 벽에 머리를 부딪혀 죽고 만다. 동생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거복이 동생을 객줏집에 처박아둔 최서기에게 강짜를 부려대는 바람에 부랴부랴 한복을 데리러 온다. 드디어 한복은 거복과 상봉한다. 가장 악랄한 악인이 선량하고 정직한 아우를 껴안고서 눈물을 흘린다.
감옥에서 나온 명빈은 명희의 결혼 이야기를 꺼낸다. 신여성이라고 해서 진취적인 사명을 갖고 있거나 시대의 일원으로서 한 몫을 담당하는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닌데다 명희 또한 분명한 의지를 지니고 있지 않은데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상현과 동인지 작업을 함께 하면서 그에 대한 마음을 명빈이 눈치 챈 것도 혼인을 서두르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책의 발견/독서루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