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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마녀가 더 섹시하다> 김순덕

by iamlitmus 2007. 3. 26.
2001년 여름부터 미국 뉴욕 주립 대학교에서 1년간 방문연구학자로 있으면서 동아닷컴에 올린 <김순덕의 뉴욕일기>의 원고를 묶어 낸 책이다. 주제는 단 하나! 미국에 대한 환상을 깨고 바로 알기.

마흔을 앞두고 떠난 미국에 대한 환상은 도착하자마자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남들은 돈 들여서 보낸다는 유학을 공짜로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이냐며 끌고온 딸은 매일 한국으로 가겠다고 징징거리고, 영화에서 보던 것 마냥 폼나고 노블할것만 같던 생활은 한국때의 그것보다 한참이나 뒤쳐져있다. 더했으면 더했지 전혀 모자람이 없는 입시지옥의 실태와 자유와 평등의 가면을 쓴 미국사회의 모순, 현지에서 바라본 미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시니컬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백설공주보다는 못된 왕비의 성실함(?)을 높이 쳐주는 저자의 입장은 어떻게보면 반페미니즘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고개를 외로 꼬고 앉아 선원들을 홀리던 로렐라이는 최소한 노래연습이라도 했으리라는 가치관을 가진 만큼 여자라서, 여자이기때문에 라는 투덜거림은 어두운 방안에 틀혀박혀 이불 뒤집어 쓰고 외치는 소리만큼이나 답답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가정과 일 두가지 모두 조화롭게 조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또, 살림만 하는 여성들을 폄하하는 것도 아니다. 가족의 기쁨이 나의 행복이라는 일반화된 공식에서 그 이면에 감추어져 있던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는 계기를 만나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