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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무관심이 죄로 다뤄지는 곳

by iamlitmus 2009. 9. 25.
31세의 젊은(?)남자가 있다.
1년동안 그와 교제해 온 A는
최근 그의 집에 갔다가 약봉지를 발견했다.
'발기부전치료제'가 분명한데, 남자는 '정력제'라고 우겼다.
왜 먹냐고 물으니, 잘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잠자리는 원만했다. 오히려 너무 오래해서 지루할 정도였다.
평소, 비타민, 건강식품등을 잘 챙겨먹는 다는 사실을 알던터라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으나, 앞으로 살날 많은 그의 나이로 볼 때
이 남자랑 계속 사귀어야 할 지 고민이 됐다.

라고. A는 B에게 전화를 걸어 몽땅 털어놨다.
라고. B는 나란히 앉아 쫄면을 먹고 있는 내게 몽땅 털어놨다.
모씨가 대출 받은 사실이 순식간에 퍼지듯이,
그가 어떤 약을 먹고, 어떤 체위를 선호하는지,
오늘 해지기 전 이곳 동네에 쫙 퍼지지라는 것은 분명했다.

딱히 떠오르는 말도 없었지만,
B는 쉴새없이 추론을 진행해나간다.
/나이가 몇인데, 약을 먹어? 안되지. 그거 이혼사유야.
/약 먹지 말고, 해보라고 전화해줘야겠어.

옆집 굴뚝에서 나는 연기냄새를 맡고서
끼니때마다 어떤 반찬을 해먹는지 알아야만 하는
군상들의 의지가 모인 곳. 이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