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일정을 잡았다. 대부분 점심회식을 선호하는데 일부러 저녁회식으로 추진했다. 함께 업무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개선점 등을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회식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점심회식은 그냥 우르르 몰려가서 말없이 밥먹고 끝.
챗GPT가 말하는 회식의 목적
- 동료와의 소통 강화: 회사나 조직 내에서 동료들끼리 더 가깝게 소통하고 친분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습니다.
- 업무 관계 강화: 업무 상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업무 관련된 논의와 토론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신규 직원 환영 및 퇴사자 고별: 신규 직원을 환영하거나 퇴사자를 고별하는 자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성과 및 목표 달성 기념: 프로젝트 성과나 목표 달성을 축하하거나 보상하는 자리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날짜는 어찌어찌 맞췄는데, 문제는 회식장소였다. 근처 괜찮은 곳을 추천받아 단체방에 공지하니 거기는 너무 자주 가서 싫다느니, 맛이 별로라느니 (지랄)난리다. 그럼 각자 한 군데씩 추천하라고 하자 평소 비싸서 먹지 못했던 투뿔 한우집 등 고가의 장소가 등장한다. 남이 사주는 밥이 맛있다고는 하지만 내 돈 아니라고 너무 하네.
다음 날, 디자인팀에서 점심회식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새로 올라왔다. 옆 건물에 새로 생긴 타이 음식점 지도가 공유되었다. 중요하지 않은 일 때문에 신경쓰는 것도 귀찮았고 요즘 계속 태국지도만 들여다보고 있던 터라 별다른 저항감없이 동의했다. 다른 팀원들도 좋다고 했다. 기획자들은 다른 부서와 협의하고 맞춰주는데 익숙해서인지 강한 주장이나 반론을 제기하는 일은 드물다.
집안에 일이 있어 점심회식에 불참하게 되었다. 나를 빼고 진행하라 했으나 기어코 연기하겠다고 한다. 모두 함께 해야 회식의 의미가 있다는 의견에 앞서 인당 5만원이라는 회식비를 알차게 쓰기 위해 좀 더 비싼 식당을 가겠다는 것이 포인트.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는 내 생각과는 꽤 거리가 멀다. 이해한다기 보다는 나와 다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