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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알뜰폰 캔유XOXO로 기기변경-머천드코리아 LG

by iamlitmus 2017. 2. 15.

엄마가 휴대폰을 잃어버리셨다. 주로 전화만 받는 용도여서 알뜰폰으로 사드렸었는데, 이 참에 화면도 큼직하고 신기종으로 바꿔볼까 싶어 알아보니 삼성 갤럭시 폴더폰 같은 경우 기기값만 29만원정도. (나의 쏠 프라임은 8만원인데) 3사 통신사인 경우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효요금제로 9,900원이다.(65세 이상 가입) 

우체국 알뜰폰 사이트를 보니 엄청 많은 사업자들이 있다. 저렴한 3G폰도 있긴 한데 요금제가 그닥 맘에 드는 것이 없었다.
중고폰을 구입해서 기기변경을 해야 하나. 검색을 해보니 너무나도 많아서 이거 금방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나저나 일단, 분실신고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머천드코리아 웹사이트를 방문했다.

자. 지금부터 고단한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머천드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로그인을 해도 나의 가입정보를 볼 수가 없다. 인증을 하라고 해서 정보변경을 하면 다시 홈으로 돌아가고 뺑뺑이를 돌린다.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상담원과 통화를 해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왜 메뉴를 만들어 놓은걸까)
전화를 걸어 분실신고를 했다. 그냥 번호 등록하면 끝이다. 확인하고 싶으면 다시 전화를 걸어 상담원과 통화해야 한다.


나같은 경우 LGUplus 회선을 사용하는 알뜰폰이기에 LG용 단말기를 구입해서 기기변경을 해야 한다.
2G/3G구분없으며, 2년 약정 이런거 없다. 대신, 이메일로 신청서를 받아 신분증과 함께 다시 보내줘야 접수가 된다.
이메일로 받은 첨부파일은 신청서.PDF. 이걸 출력해서 자필로 작성한 후에 보내라는데, 어떻게? 스캔해서? 방법은 팩스밖에 없지 않은가.
또한 신분증사본도 뒷번호를 지워서 보내야 한다고 하는데, 신분증을 종이로 가리고 복사해서 팩스로 보내는건가. (포토샵이나 그림판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어르신들이 과연?)



정지신청을 해도 4,400원의 요금이 청구된다고 한다. 사용중인 요금제가 기본료 4,500원인데 뭔가 이상하다.
어르신 요금제가 있는지 물어보니 2,500원짜리가 있는데, 지금은 할인가로 800원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입연령제한 없음. 그냥 네이밍만 어르신용이다.)
그럼 4,500원 요금제는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니 문자를 서비스로 주고 있다는 답변. ㅠㅠ
세븐일레븐에서 가입할 때 그냥 기본으로 가입했더니 그동안 헛돈이 나가고 있었던거다.

그런데, 상담원이 계약내용을 확인하더니 1년 넘게 사용하셨기 때문에 기기변경을 무료로 할 수 있다고 하는거다.
물론 중고폰이지만, 온라인으로 신청만 하면 기기등록을 해서 발송해준다고 했다. 해서 결정한 모델이 캔유XOXO(2010년 모델. 팬텍)


전에 사용하던 아이스크림폰보다 화면도 훨씬 크고 모양새도 나아보였다. 무엇보다 공짜로 받을 수 있다하고 신청서를 팩스로 보내고 말고 할 필요도 없으니 바로 신청절차에 들어갔지만 여기서부터 분노게이지 상승 스타트.


가입고객 본인명의로 발급된 신용/체크카드로 확인하라는데, 현대/신한/씨티/삼성체크/국민카드는 인증이 불가하다한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카드는 안된다하고 그나마 하나체크카드로 하려 하니 뜬금없이 비씨카드는 안된다고 뜬다.
공인인증서는 4,400원 유료발급받아야 하는 범용인증서만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이런 어이없는 인증방식은 처음이다.

상담원은 롯데카드와 비씨카드는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하나은행은 왜 안되냐고 하니 그저 롯데와 비씨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준다.
그리고 범용인증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고객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무료로 발급하는 개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느냐고 하니 자기도 쓰고 범용을 쓰는 사람이 엄청 많댄다.
결론은 위 방법 이외에는 없다는 답변인데, 너무 화가 나서 이런 제한을 두면서 고객에게 무조건 온라인으로만 신청하라고 하면 어떻하냐고, 신분증을 보내던지 다른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확인 후 다시 전화를 주기로 하고 일단 끊었다.

한참이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그냥 범용인증서를 유료로 발급받기로 했다. (범용 인증서인 경우 1주일 이내에 취소하면 4,400원을 환불 받을 수 있다.)
이 때 상담원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 한해 녹취를 통해 전화신청을 받아주겠다고 하는데, 하아. 지금 범용을 발급받았으니 일단 온라인으로 다시 신청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젠장. 공인인증서로 확인 버튼을 클릭하자마자 오류창이 뜨는거다. 이런 개뻘짓을 봤나. 다시 범용인증서 취소. 
침착하게 당황하지 않고 다시 상담원과 통화 시도. 안받는다. 약 20여번 전화를 걸어 간신히 연결됐다.

/모바일에서 하시면 안되는데요. PC에서 하셔야 해요. 

PC로는 외부망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로만 가능하다는 설명 조차도 힘겨웠다. 그냥 녹취로 신청해달라고 했다.
개인정보 확인 및 신청정보를 알려준 뒤 드디어 신청이 완료되었다. 내일 발송하면 토요일에 받아볼 수 있을거라고 한다.
원리원칙을 따지지 않고 방법을 제시해줘서 가능했기에 해당 고객센터 상담원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화를 냈던 것에 대해 미안함이 따라왔다.


그래도

너무 힘들고 고단한 과정이다.

이런 걸 어르신들이 어떻게 하냐고.

절대 불가능하다.




신청한지 이틀만에 도착한 캔유.

중고제품이라고 했는데 LCD보호필름도 그대로 붙어 있고 부품들도 새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다.

단, 문제점 하나는 동봉되어 있는 충전케이블을 연결해도 충전이 되지 않는다. ㅠㅠ

다행히 전에 사용하던 콘센트를 연결하니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온다. (USB등을 이용한 잭이 아닌 직접 콘센트에 꽂아서 충전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 듯)


2010년도에 출시된 캔유는 그 당시 출고가 60만원대라는 미친 가격에 판매가 되었었고, 약정을 한다해도 단말기할부금이 30여만원이나 했던 기기다.

달력, 사진, 전화번호부만 남기고 인터넷, 교통정보, 검색 등 불필요한 앱은 삭제했다. 아무래도 터치감은 무디고 반응속도도 느리지만, 그래도 기존에 사용했었던 아이스크림폰보다 액정과 자판이 커서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