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발견

엘 시크레토

by iamlitmus 2010. 11. 4.

참혹한 강간살인이 발생한다. 범인은 잡히지 않은 채 사건은 미결인 채로 종결된다. 사건담당자였던 벤자민은 피해자의 남편이 보여준 사진첩에서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되고, 결국, 범인을 검거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게릴라 소탕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은 풀려나고, 벤자민과 그가 사랑한 여검사 이레네마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어 도망치듯 도시를 떠나게 되는 벤자민. 25년 후  다시 돌아온 벤자민은 이 사건을 소설로 쓰고 싶다며 이레네를 찾는다.

이 영화의 결말은 중반 무렵에 이르게 되면 대충 짐작이 되는 스토리이고, 이 영화를 보며 감탄했던 것은 과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화면들, 절묘한 카메라 앵글, 각 인물들을 비추는 자연광에 흡사한 조명효과이다. 어떤 필름을 썼는지 몰라도 모든 장면이 엽서처럼 아름답다. 삭막한 술집 내부, 세피아 햇살이 비추는 기차역 등 감독은 분명 마음속으로 모든 각도에서 카메라를 들여다 보며 고민했을 것이다. (그린 가죽소파-->연한 블루 컬러의 천소파로 바뀐 벤자민의 거실 장면에서 커튼색까지 그에 맞췄다는 사실은 나만 알아차린 것이 아니겠지) 

p.s: 법망이 닿지 않는 범인을 개인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당해도 싸다.라는 생각과 그래도 이건.이라는 생각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