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이후로 잠시 주춤했던 그의 재능이 다시금 빛을 발하는 단편집이다. 일요일을 둘러싸고 움직이는 다양한 인물들을 바라보는 세심한 시선과 함께 교묘하게 각각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에 이르기까지 탄탄하면서도 정교한 구성이 돋보인다. (앞서 읽었던 '7월24일'은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심리적 치밀함이 놀랍기는 하지만, 왠지 헐거운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5가지 에피소드의 중심은 관계성이다. 부모, 연인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그려나가면서 서술되는 심리묘사는 폐쇄적이고 일방향성인 에쿠니 가오리의 관계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이다. 현실에 적응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원인을 찾아내는 능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일본 작가들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5가지 에피소드의 중심은 관계성이다. 부모, 연인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그려나가면서 서술되는 심리묘사는 폐쇄적이고 일방향성인 에쿠니 가오리의 관계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이다. 현실에 적응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원인을 찾아내는 능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일본 작가들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