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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ICON 스티븐 잡스

by iamlitmus 2007. 3. 26.
성격은 좋은데, 일 하는 것이 그저 그런 사람이 있고, 성격은 더러운데, 일 하나는 끝내주는 사람이 있다. (물론, 성격좋고 일도 잘하는 사람도 있다.) 스티븐 잡스는 후자의 경우다. 그는 오만하고 냉정하며 순식간에 비열해질 수 있고,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애플 신화를 일궈낸 인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엄청난 열정과 창의력, 그리고 적들조차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뛰어난 설득력에 기인한다.

입양아라는 독특한 출생에서부터 시작된 스티븐 잡스의 학창시절은 귀신같이 돈 냄새를 맡는 능력에서 그 출발점을 달리하게 된다. 다른 이의 능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지극히도 당연했던 그는 단 한번도 곤경에 처하거나 실패를 맛보지 않고서 애플이라는 신화를 이룩하게 된다. 심지어,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쫒겨났을때도 픽사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거인이었던 디즈니까지 무릎꿇게 만들고 만다. 그에게는 과거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등 뒤에서 칼을 꽂은 상대에게 언제든지 손을 내밀수 있는 그의 사고방식은 뻔뻔하다고 밖에 할 수 없지만, 비지니스의 세계란 그렇듯 냉혹하면서도 아이러니한 것이다. 우정을 나누기 위해 사업을 하는 이는 그 누구도 없다. 그에게는 천부적인 사업가 기질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천리안까지 가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의리와 자애로움까지 갖춰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그가 걸어온 황금의 길 이면에 숨겨져 있던 진흙탕과 가시덤불까지 자세히 나와 있는 로드맵과 같다. 또한, 그를 지나쳐갔던,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천재들과 인재들에 관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모든 이의 기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면서도 그를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마력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