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1년차 웹기획자 여성이며, 맥북과 아이패드, 아이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직업상 여러 IT기기를 사용하기에 애플 또한 친숙한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지인들 또한 이와 다르지 않기에 애플의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대부분 구입해서 사용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애플 제품에 대해 호의적인 유저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료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결코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는 악세서리들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되기까지는 애플 제품에 대한 꾸준한 충성도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아이패드 구입 후, 당연히 후면테이프를 붙이고, 커버를 구입하고, 별도 케이스에 담아가지고 다닐만큼 소중히 다루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닐겁니다. 3일전, 전면보호필름을 붙이고 나자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더군요.
11월 27일 일요일 오후 5시경, 모임 전 대학로 컨시어지 매장에 들러서 구경을 하던 중 맘에 드는 후면케이스(LeZRock Smart Cover Compatible Case_A05010050857_26,500원)가 있어 판매원에게 의견을 물으니, 이 제품보다는 다른 것이 좋다며 5천원 정도 더 비싼 케이스를 권하더군요.
컬러도 맘에 안들고, 제가 고른 제품이 맘에 들어 계속 만지작 거리자, 이 제품은 증정용으로 줬던 제품인데, 별로다, 첨에는 추천했었는데, 지금은 다른 제품을 권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별로인 제품을 왜 판매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비싼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공식을 믿지 않기에 처음 맘 먹었던대로 이 제품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구매전, 기존에 붙어있던 후면테이프는 제거해주는거냐고 물으니, 당연히 해준다고 했습니다. 계산을 하고, 기다리는데, 잠시후 테이프를 제거한 뒤 본드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제 아이패드가 나타났습니다. 직원은 도대체 어떤 제품을 붙였길래 이렇냐고 하는데, 마치 어디서 이런 싸구려를 붙였느냐는 어투로 들려서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런데, 스프레이 등 여러 제품을 사용해도 본드자국이 잘 제거되지 않고 시간이 걸릴 듯 해서, 잠시 다른 제품을 구경하고 다시 계산대로 와보니, 송재성이라는 점장 명찰을 단 직원이 제거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던 점은 앞커버를 떼어낸 채 유리진열대위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패드를 뒤집어서 힘주어서 문질러대고 있는 점입니다. 분명 기스가
날 상황인데, 천을 깐다거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을 보며, 참으로
제품을 함부로 다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고객제품을요.
점장은 제게 또다시 도대체 어떤 제품을 붙였냐고 묻는데, 여전히 어디서 이런 싸구려를 가져와서 자기들을 피곤하게 하느냐는 느낌을 주더군요. 그러면서 어이없는 말을 했습니다.
이거 환불해줄 테니 그냥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본드자국이 덕지덕지 남은데다 이리저리 밀려 엉망이 된 아이패드를 그냥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제가 지금 이 상태로 어떻게 가져가냐고 하니, 자기도 할말이 없는지 신경질적으로 문질러대기만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 쓴 스프레이통을 쓰레기통에 확 던지면서, 제품도 다 썼다. 소용이 없다. 안된다. 계속 투덜댔습니다.
이 상황에 이르자, 도대체 이 컨시어지라는 매장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마인드는, 점장이 되는 조건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모임시간이 되어 잠시 후 다시 올 테니 그때 다시 오겠다고 하자, 송재성 점장은 네.네. 건성으로 대답하였습니다.
2시간 뒤 매장을 찾았을 때 다 처리되었다며, 제품을 건네받는데, 제게 판매한 직원이 그러더군요.
싼거 팔고 품 들었다고 혼났다구요.
커버를 벗겨 뒷면을 살펴 보았을때도 약간의 흔적이 보였지만, 그냥 알았다고 하고 받아들었습니다. 기분은 완전 엉망인채로요.
다음날 출근해서 아이패드를 여는데, 전면 오른쪽 아래부분에 필름이 찢어진 것이 보였습니다. 어제 매장에서 받은 이후로 사용한 적이 없고, 처음 커버를 열었는데, 상처가 나있다면, 어제 컨시어지 매장에서 바닥에 대고 문질렀을 때 난 상처라는 것이 명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중간 왼쪽, 상단에도 약한 기스가 나 있었습니다.그냥 써야 하나 생각을 하다, 일단,
매장에 가서 이야기해야겠다는 결심을 말하자, 주위에서 모두들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삼성제품이나 대기업제품이라면 몰라도 애플은 고객을 우습게 안다. 기대하지마라. 싫으면 쓰지마라. 너말고도 살 사람 많다.는 회사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 계속 찜찜한 마음을 갖고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에 퇴근 후 매장에 들러 상처가 난 부분을 보여줬습니다. 역시나 송재성 점장은 그럴리가 없다. 어제 다 확인했을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바닥에 엎어놓고 문질러도 절대 상처가 나지 않는다.라고 대응했습니다.
저도 제 생각을 말하자, 한참 후 제게 묻더군요. 얼마짜리 붙였냐고. 1장에 만원짜리 제품이라고 하니, 지금은 그 제품이 없으니 다음에 들르라고 했습니다. 2-3일후에 업체에게 전화해서 갖다놓은뒤 전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필름은 직접 붙여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는 앞에서 기존에 붙은 필름은 떼겠다고 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제가 이 제품을 계속 쓰고, 새 필름은 받아서 따로 쓸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멸감이 들었습니다. 제가 돈이 없어서 못사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요구해야 할 서비스를 요청한 것인데, 이런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매장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 뒤, 점장 성함이 어떻게 되시냐고 물으니,
“왜요? 뭐하시게요?”라고 반문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전화를 걸면, 누군가와 통화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마지못해 명함에 이름을 적어주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자니, 점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왜 고객들이 이런 서비스를 받으며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 한 사람 고객 없어도 된다는 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비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조그만 불만이 쌓여 결국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컨시어지 관계자분들도 알고 계셨으면 하는 바램이며, 앞으로도 좀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제 욕심일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