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한민국
나노사회로의 전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으로 세계는 과거 '신냉전시대'로 회귀했다. 한국은 신정부 출범 이후 끝도없는 여야의 대치와 함께 성별, 직업, 나이로 나눠진 집단들이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노키드존, 노펫존, 노중년존(캠핑장) 등)
개인화 알고리즘과 나노타겟팅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에 대한 반발심도 생겨났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시청한 후 수시로 검색 기록과 시청 기록을 삭제하거나 로그아웃 상태로만 유투브를 시청하는가 하면, 'oo싫다' 라는 검색 키워드를 일부러 입력해서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기도 한다.
일반인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C2C모델(마플샵)이 급성장했고, 제조사가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D2C 커머스 모델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와이즐리, 삼분의일, 시몬스)
MZ세대의 대표적 특징인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다르다. '피해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다'는 타인을 존중할 테니 나도 존중해달라는 뜻이다. 1인 가족의 증가로 인한 새로운 가족 형태도 일반화되고 있다. (이혼, 동성, 비혼육아 등) 더불어 고독과 사회적 고립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었다.
대투자 시대 생존법
의미있는 삶의 조건에 대한 설문을 했을 때 14개국 국민은 '가족'을 꼽은 반면, 한국은 '물질적 풍요'라고 대답했다. 다른 나라에서 상위권에 오른 직업이나 친구, 취미는 순위에 없었다.
금리상승과 증시 폭락으로 인해 영끌족의 피해가 급증했고 안전투자처인 예적금 규모가 증가했다. 소숫점 거래같은 소액 투자와 뮤직카우, 페라리의 소유권 일부를 확보하는 트위그, 한우에 투자하는 뱅카우, 롤렉스 시계에 투자하는 트레져러 등 현물 조각 투자가 인기를 얻었다. 위치 데이터 수집을 위한 만보기 기능, 게임을 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반려동물의 정보를 제공하면 금리를 올려주는 등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한 서비스도 활성화되었다.
일상생활에 시청자를 동참시키는 영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기도 한다. 개인 공간 방문 중계 앱 '남의집'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호스트의 일상 공간과 시간을 체험할 수 있다. 공간 뿐만 아니라 호스트의 시간을 구매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시테크가 가능해진 것이다. 덕테크의 재미, 희소성 특별함은 발빠른 유통업계의 마케팅 소재가 되었다. 특히, 자신의 취향에 적극적인 MZ세대에게 덕질을 위한 다양한 NFT시장이 인기를 얻었다.
취미활동의 부산물을 통해 부수입을 얻는 N잡러가 보편화 되었다. 수익 못지않게 과정상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아이디어스, 와디즈같은 플랫폼에서 수익화를 실현했다. 취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클래스101, 프립, 탈잉 등의 오픈 교육 플랫폼 시장도 확대되었다.
슬기로운 엔데믹 생활
코로나로 인해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내고자 하는 자기돌봄 성격이 강해졌다. 작은 규칙과 반복된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바른생활 루틴이들이 증가했다. 미션 인증, 스터디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응원하는 커뮤니티 활동 방식도 변화했다. 루틴 생활을 위한 다이어리 꾸미기와 종이 가계부도 인기를 끌었지만 가장 관심을 받은 분야는 건강이었다. 건강식품과 영양제의 판매가 급증했고 소식좌를 위한 미니 사이즈의 식품들과 저칼로리, 글루텐 프리와 같은 특정 성분을 제외한 식품 분야도 인기를 끌었다.
함께 할 수 없지만 함께 하는 단체 운동법도 화제가 되었다. 화면 속 가상 캐릭터를 움직여 사이클 경주를 하거나 미션 수행을 하는 야핏 사이클은 출시 6개월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습관형성 앱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친환경, 지역사회 기여)를 높일 수 있는 챌린지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물가 시대에서 루틴 트랜드는 짠테크, 일상적이고 소소한 목표 달성 등 꾸준함 속에서 만들어진 변화를 통해 커다란 전체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일상 속 오아시스를 찾아서
코로나로 인한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시골 생활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러스틱 라이프가 유행했다. 도시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오아시스를 경험하기 위해 로컬 감성이 담긴 상품을 구매한다. 지역 맥주, 로컬푸드 직매장 상품과 함께 시골 체험 방송 컨텐츠도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과거 추억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어른이들로 인해 추억소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음원과 더불어 뉴트로 감상을 자극하는 식품(포켓몬빵)과 게임도 인기를 끌었다.
메타버스와 내러티브가 만드는 새로운 현실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는 향후 온라인 소통 방식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금융, 편의점, 테마파크, 백화점, 의료, 패션 등 가상 세계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가상 모델의 활동과 더불어 실재감테크라는 기술을 응용한 각종 전시와 공연, 게임 등 현실과 연결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던 한 해였다. 브랜드 특유의 내러티브를 형성화여 세계관을 활용하는 케이스로는 테슬라의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 명품 브랜드들의 레스토랑 공간 오픈, 유니클로의 커피샵, 플라워샵 등이 있다.
2022년 10대 트랜드 상품
1. K-콘텐츠
OTT : 오징어게임, 지옥, 수리남
웹툰 : 로어 올림푸스
웹소설 : 상수리나무 아래
2. 비대면 플랫폼
가상오피스, 원격의료 앱 '엠디톡' '닥터나우', 비대면 교육 플랫폼 웅진 씽크빅 '스마트올', 온라인 취미 플랫폼 클래스101
3. 캐릭터 기획 식품
포켓몬빵, 메이플스토리빵, 쿠키런빵, 디지몬 어드벤처빵, 츄러스 짱구, 춘식이 스티커를 동봉한 뿌셔뿌셔
4. 상담 예능
금쪽같은 내 새끼, 금쪽수업, 금쪽상담소, 진격의 할매, 고딩엄빠
5. 친환경 포장
무라벨생수, 친환경인쇄
6. 제로음료
제로탄산음료, 저열량 소주, 무알콜 맥주
7. 이색 주류
혼술, 홈술 문화가 확산되고,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가치가 이동하면서 프리미엄 주류가 인기를 얻었다.
원소주, 진로1924 헤리티지, 그란츠 트리플우드, 와인, 캔하이볼
8. 셀프 사진관
즉석사진이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잡게 된 원인은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과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된 사람들이 이를 기록할 수 있는 사진 문화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9. 새치샴푸
중장년층 소비자의 인구층이 두터워지면서 이들의 니즈를 해결해주는 상품이 주류로 떠올랐다.
10. 도심 근교 대형 카페
코로나를 계기로 가벼운 국내여행이 일상화되었고, 반려인구가 많아진 덕분에 동반 입장이 가능하고 넓은 장소들을 선호하게 되었다.
2023년 트렌드
1. 평균 실종
네트워크 경제의 발달과 코로나로인해 부의 양극화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초고가, 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는 늘어난 반면, 중간 수준의 제품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줄고 있다. 외식비용을 줄이기 위해 간편식사류 매출이 증가했지만 '스몰 럭셔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 또한 뜨고 있다.
콘텐츠의 길이 역시 '숏폼'과 '롱폼'으로 양극화되고 있는데, 틱톡 이용자가 늘어나면서도 긴 글 콘텐츠를 쓰는 블로그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정치에 있어서도 정당 양극화가 심해졌다. 특히 20대 집단의 경우 성별에 따른 이념 성향의 차이가 커서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비대면 일상의 양극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교육현장이다. 원격수업으로 인해 중위권 학생들의 학력이 미달 수준으로 하향된 경우가 늘어났고 사교육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대중의 취향이었던 음원차트, 맛집시대가 저물고, 자신만의 취향을 고수하고, 맛집이나 힙한 곳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출판시장 또한 수십만의 대중이 아닌 확실한 독자 2-3천명을 위한 문고판 도서 시리즈와 독립서점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무튼, 띵 시리즈, 쏜살문고, 탐구 시리즈)
개인 맞춤화에 따른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현실화되고 있다. 뇌파로 감정을 분석하여 입욕제를 제조해주거나, 얼굴을 촬영한 뒤 립 제품을 추천한 뒤 즉석에서 제조해주기도 한다. 원하는 컬러로 헤어 염모제를 배합해주는 시스템도 서비스 중이다. 또한 아파트 입주 전에 원하는 구조를 고르고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거주민의 특성을 고려한 커뮤니티 시설도 다양해졌다. 버틀러 서비스, 코워킹 스튜디오, 스크린 룸 등 문화생활과 단지 내 사교육서비스, 작은 도서관과 독서실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렇듯 하나의 모범답안을 추구하던 정답사회가 자신만의 세상으로 분화되고 있다.
네트워크가 커질 수록 1인자는 더 강력한 지배자가 되었다. 구글, 카카오톡 등 시장을 독식하는 플랫폼은 글로벌 연결성이 강화됨에 따라 단극화 되었다. 평균이 없는 시대에서 무난함, 적당함이라는 단어는 애매함으로 전락했다. 이제 대체 불가능한 탁월함, 차별화, 다양성만이 살아남는 시장에서 취해야 할 전략은 양자택일, 초다극화, 승자독식이다.
2. 오피스 빅뱅
코로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직은 원하는 업무 조건을 탐색하는 커리어 과정으로 여겨진다.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승진도 그닥 달가워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과장이 되면 연봉제로 전환되고 인사고과 대상자가 되어 구조 조정의 대상이 됨)
기업들은 차별화된 복지를 만들기 위해 분주한데 특히, 2030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핀셋복지'를 도입하고 있다. (비대면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 학자금 대출 상환, 가사청소와 반려동물 보험 지원, 하프데이 제도 운영 등)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을 다시 오피스로 불러들이기 위해 사무 공간 리노베이션을 하는가 하면 스스로 업무방식을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시도하기도 한다.
팬데믹 내내 급등락을 거듭한 부동산, 주식, 코인 등의 자산 가격의 급등으로 재테크에 성공한 소수 직장인들은 더 이상 일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됐다. 소위 '재테크신'들의 성공담에 젊은 세대들은 열광했다. 이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과 희생 대신 자신이 만든 능력이 자신을 지탱해 줄 것이라고 여긴다.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오피스 빅뱅의 원인 중 하나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조직의 철학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이다. 업무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책임을 지게 함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룰루레몬은 온보딩(입사 후 적응교육기간) 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커리어와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하도록 장려하고 퇴사자의 온보딩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직장인 생애주기 관리는 개인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를 느끼게 한다.
기업들은 구성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경영진과 직원간의 소통을 통해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조직문화와 철학의 변화는 'KPI(핵심성과지표)'의 개편과 연결된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존도 중요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용기도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시도하고 업으로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이 될 수 있다.
3. 체리슈머
구매는 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챙겨가는 소비자를 '체리피커'라고 부르는데 다양한 알뜰소비 전략을 가진 소비자를 '체리슈머'로 명명한다.
소비지출을 관리하는 불황관리형 소비자는 필요한 만큼만 소량 구매하는 조각 전략을 실천한다. 편의점에서 다양한 신선식품을 소분하여 판매하거나 소용량 주류, 샘플 키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집을 비운 날짜만큼 월세를 깍아주는 서비스로 이목을 끌었다. 미리 외박을 신청하면 일반인에게 빌려주어 이익의 일부를 거주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하루에 6천엔이 할인되고, 최대 15일간 외박 가능) 명품 악세사리를 업사이클링하여 귀걸이나 목걸이 등 액세서리로 판매하기도 한다.
대량제품을 소분한 제품을 구입하는 반반전략으로 공동구매를 들 수 있다. 정기구독권을 공유하여 요금을 함께 부담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해지할 수 있는 유연한 계약을 선호하는데 정기구독중 쉬어가기 옵션이나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는 미니보험, 여행업계의 유연한 환불정책도 관심을 받았다.
체리슈머는 무조건 소비를 포기하거나 줄이지 않고,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관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작은 샘플로 특정 서비스를 경험하게 한 후 브랜드의 친숙도 향상과 다른 상품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 시킬 수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의 힘이 커지면서 소비자 윤리 또한 요구되고 있다.
4. 인덱스 관계
요즘의 관계 맺기는 목적 기반으로 형성된 인간관계에 색인을 붙였다 뗐다 하는 인덱스 관계 방식을 취한다. 목적(연애, 결혼, 취미 등)을 통해 관계를 만들거나 랜덤(랜덤채팅, 오픈채팅 등) 플랫폼에서 타인과 소통하기도 한다. 관계의 친밀도가 복잡해지면서 중요도에 따라 인덱스를 붙이는데 중요도가 높은 관계는 카톡을 이용하고, 일상적인 대화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인스타 DM을 이용하는 등 관계를 색인화하여 관리한다.
불필요한 관계를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등 관계 관리도 인덱스 관계의 특징 중 하나이다. 수많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들이지 않으면서도 서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관계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메모장, 일정표 등을 통해 사소하고 사적인 것까지 공유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거나 맛집 등 공통 관심사 목록을 공유하며 '친한 관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관계도 있다.
현대인은 더 이상 동일한 생애주기를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이슈로 정보를 공유할 기회도 적다. 이런 정보 교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온라인이고, 이 곳에서 목적 관계나 랜덤 관계를 맺는 것이 '자기 중심적'인 현대인에게 편하게 받아들여진다.
인덱스 관계를 이용한 기업의 전략으로는 야구, 영화 같은 컨텐츠를 동시에 보며 채팅하거나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5. 뉴디맨드 전략
제품과 서비스가 상향 표준화된 시장에서도 수요를 만들어내는 수요 창출 전략을 '뉴디맨드' 전략이라고 한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을 낡아 보이게 하는 '기술적 진부화'와 유행을 변화시켜 새 물건을 욕망하게 만드는 '심리적 진부화'가 아닌 기업과 고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체수요 창출 방법으로서 업그레이드, 컨셉 덧입히기, 지불 방식 바꾸기가 있다.
-업그레이드
건강, 안전 기능을 강조한 스마트워치, 당질(탄수화물)을 51%까지 줄여주는 기술을 내세운 전기밥솥, 접히는 폼팩터를 가진 갤릭시 플립, 날개없는 선풍기
생태계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업데이트 또한 필수이다.
-컨셉 덧입히기
스타벅스의 공정무역 커피, 볼보의 환경을 위한 순환 비즈니스(모든 부품을 자사 또는 공급 업체가 사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듦), 폐가전의 플라스틱을 재사용한 소재로 생산된 가구 타입의 공기 청정기, 프리미엄 컨셉을 적용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엘지전자의 시그니처 시리즈
-지불 방식 바꾸기
렌탈, 구독, 후불, 보상판매
신규수요의 창출 시장에서는 파괴적 혁신들을 가진 상품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전기자동차와 같은 혁신적 기술은 오랜 준비와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남성용 수건과 여성용 수건을 나워 제작한 일본의 수건 브랜드, 머리를 감기 전과 후에 사용하는 빗을 구분한 아베다 브러쉬, 엘지전자의 스타일러 슈케이스, 비스포크 큐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계로 출시된 브래들리 시계 등 특정 타깃 소비자에게 집중한 마이크로 세그먼테이션 제품들이 화제가 되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불경기인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에서 매출을 확보하려면 인지도나 호감보다는 '구매전환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수의 고객에 집중해서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6. 디깅모멘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디깅모멘텀'이라고 한다. 디깅러의 몰입 대상은 드라마, 영화, 만화, 소설까지 다양하다. 디깅 행위는 취미 생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과 효능감을 넘어선 행복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컨셉형 디깅
디테일이 살아 있는 컨셉을 자신의 일상에 적용하거나 즐김.
과몰입 공부법, 공주 컨셉, 헤르미온느 컨셉, 로스쿨 컨셉, 미국 아이틴 퀸카 컨셉
-관계형 디깅
타인과 소통하며 특정 대상에 함께 몰입하는 유형. 덕후들끼리 덕후투어, 덕질품앗이 등으로 상호소통하며 덕질의 공감도를 키워간다는 의미에서 관계형 디깅이라 할 수 있다.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의 과거 출연작을 짜깁기하여 페이크 드라마를 제작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상한 첫사랑 송지원, 환승세포 등)
- 수집형 디깅
캐릭터 상품을 거래하는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고, 적극적인 자랑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집은 물건 뿐만 아니라 뮤지컬 재관람, 방탈출 같은 경험에 대해서도 이뤄진다. 디지털 기기와 친숙한 MZ세대는 가상세계에 쉽게 몰입하고 내러티브가 있는 '세계관' 확장에 열광한다.
자신이 어쩔 수 없는 바이러스, 정치사회적인 갈등, 불경기 등의 상황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그 무엇'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나의 기분을 단번에 행복으로 바꿔줄 버튼이 있다면 현생(현실의 삶)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7. 알파세대가 온다
80년대생 밀리니얼 세대인 부모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하고 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알파세대는 자기중심성이 강하고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라고 믿는다. 또한, 특유의 자기표현 방식, 다름과 나다움에 대한 그들만의 인정 문화가 어우러진 틱톡, AI교사와 비대면으로 공부하는데 익숙하고, 자본주의 논리에 밝은 부모들로부터 경제,소비,투자에 대한 조기교육을 받는다.
학교가 끝나면 다이소-인생네컷-마라탕-버블티 순서로 생활하는 알파세대는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심각한 문제를 겪어야만 했다. 마스크 사용의 장기화에 따라 언어 노출과 발달 기획가 감소하여 정서,사회성 발달이 지연된 것이다. 또한 날 때부터 디지털 원주민인 이들은 중독인지도 모른 채 중독이 되어 있을 위험이 크다.
8. 선제적 대응 기술
고객의 사용 흐름을 읽고, 고객을 위한 기능을 미리 수행하는 기능을 선제적 대응기술이라 한다. 단순한 개인화와는 달리 선제적 대응 기술은 다양한 맥락을 구분하고 기술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선제적 대응 기술의 적용수준은 정보 제공(세탁기 사용패턴을 통한 정보 제공, 배달앱 주문 진행상황, 세포라의 성별, 연령, 스타일을 인식하여 상품 추천해주는 디지털 미러, 휴대폰 위치 정보를 활용한 스트라바 루츠), 특정한 조건에 따라 미리 정해놓은 행동을 실행하게 하는 맞춤 조정, 패턴을 통해 미래를 예측해 사전에 조치하는 예측 수행(운전자의 심박, 호흡, 스트레스 정도를 실시간 측정하여 신호를 보냄) 단계를 목표로 한다.
9. 공간력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힘을 공간력이라고 한다. 점포의 크기가 클 수록 더 많은 고객을 유인하는 한편, 쇼핑센터까지의 거리가 멀수록 점포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추억할만한 경험을 제공하고, 기능이나 혜택을 뛰어넘는 놀라움을 일으키는 경험 경제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뉴욕의 쇼필즈이다. 사전에 티켓을 구매한 고객들만 입장할 수 있고, 마치 공연하듯 상품을 소개한다. 마치 테마파크에서 놀다가 돌아가는 길에 기념품을 구매하는 풍경이다. 국내 유사한 모델로 제주 해녀의 부엌에서는 예약한 손님을 대상으로 해녀들의 삶에 관한 공연과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상업공간이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무인양품이 로컬화된 매장을 차별화된 커뮤니티 센터로 확장시키고 제주 호스텔 옥림여관 역시 로컬 소셜라이징에 특화된 공간이다.
공간의 개인별 맞춤 서비스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드라이브스루에 진입하는 자동차 번호판을 인식해서 이전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이에 맞춰 메뉴판을 자동으로 변경하거나 추가 주문 메뉴를 제시한다. 아마존 스타일 매장은 공간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한 공간이다. 이곳은 100만명의 단일한 데이터보다 한 명의 100만 가지 데이터가 더 가치 있다는 빅데이터 전략에 기반한다.
서비스형 소매업체인 베타의 주목적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프레젠테이션 센터로 활용한다. (일본에도 베타가 있는데 한국에는 언제쯤?) 고객행동 분석을 위한 매장 서비스로는 독일의 블랭크(blaenk), 일본의 츠타야 가전, 매킨지사의 모던 리테일 컬렉티브가 있다.
공간과 메타버스, 증강현실과 결합한 마케팅은 고객의 경험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차별화된 오프라인 공간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여 공간력을 확장하고 있다.
10. 네버랜드 신드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를 나이보다 젊다고 여기고 '어른이'라고 불리는 것을 즐거워하는 현상을 '네버랜드 신드롬'이라 한다. 포켓몬빵, 레고, 어른들을 위한 서머캠프 등의 아이템이 키덜트의 인기를 끌었고, 성숙(성장, 연륜)보다는 변하는 것이 싫다고 말하는 어른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젊은 외모는 자기 관리의 척도로 여기진다.
명랑골프, 뉴스의 연성화(공공의 중요성을 가진 뉴스가 오락적 가치 위치로 바뀜), 챌린지 퀘스트, 놀이형 체험공간, 캐릭터의 부흥은 네버랜드 신드롬의 주요 특징이다. 수명연장으로 인해 생애주기가 복잡해지면서 평균적인 어른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아동기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네버랜드 어른들은 지나친 자기주장, 캐릭터에 대한 집착, 문제의 원인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 자기취향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한 성인 자녀의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네버랜드 사회가 여러 미성숙의 문제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시장 및 사회 분위기가 활기를 잃지 않고 역동성을 띨 수 있게도 한다. 불안사회 속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어른으로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