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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혈의 누

by iamlitmus 2007. 3. 26.
감독:김대승(번지점프를 하다)  배우: 차승원, 박용우, 지성 외

공포영화와 전쟁영화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킹 오브 해븐'에 데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이 영화를 기다린 이유는 우선, 천정에 매달려 있던 피투성이 여자의 시체가 찍힌 포스터가 맘에 들었고, 영화배경이나 소재면에서 여느 공포영화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점 만점에 8점. 여기에서 시나리오의 기여도는 5점, 나머지 2점은 잔인함. 조선시대의 5가지 형벌을 모티브로 한 연쇄살인사건을 둘러싼 추리극이라는 베이스에서 출발해 관객과 함께하는 범인추리놀이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18세 이상 관람가답게 참혹하고 피비린내나는 잔인한 장면들은 특수효과티가 나긴했지만, 나름대로 볼만했다. (사람만 찔러대면 식상할까 싶었는지 닭머리도 댕겅댕겅 쳐대고, 낫으로 찍고, 창으로 쑤시고, 스윽, 삭, 효과음 좋고~)

차승원의 연기변신은 68점 정도. 사극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델형 신체와 어색한 대사톤으로 인해 줄곧 겉도는 느낌을 준다. 반면, 이 영화로 인해 새롭게 눈에 띄게 된 박용우는 주연을 능가하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연극배우같은 또박또박한 대사전달과 감정선을 살리는 톤조절, 안정적인 연기력(거기에다 얼굴도 잘생겼다.)으로 인해 영화를 보고 난 뒤엔 그가 주연임을 확신하게 된다. (지성은 왜 캐스팅을 한걸까)

* 조선시대 5가지 극형
- 효시 : 목을 매달아 공개한다.
- 육장 : 가마솥 끓는 물에 삶는다.
- 도모지 : 얼굴에 젖은 종이를 붙여 놓으면 마르면서 숨이 막혀 죽는다.
- 석형 : 목에 밧줄을 건뒤 세게 끌어당겨 돌담에 머리를 깨뜨린다.
- 거열 : 사지에 밧줄을 묶고 사방에서 소를 몰아 찢어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