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중반에 들어서고 보니 철 지난 유행가 가사처럼 ‘이것 참 야단났네, 라랄라라’가 절로 나온다. 나름대로 야무지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었는데, 이런 자신감이 까칠함으로 비춰지고 누군가 조언한답시고 곱디 고운 소리를 하면 깊은 심연속에서 화염이 불쑥 솟구쳐 오르듯 금새 수가 뒤틀리는 것을 보면 완전 틀린 소리는 아닌가 싶다. 자신에게 엄격한 만큼, 타인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똑 부러지는 모양새를 갖춰야 하니 어느 누가 피곤하지 않겠는가. 싱글인구가 늘어날수록 그들이 즐기는 인생 또한 다양해야 할진대, 유유상종이라고 끼리끼리 모여 하는 일들이 뻔한지라 기껏 한다는 것이 영화를 보거나 주구장창 술잔 채우는 일에 매진하게 된다. 습자지형 인간관계 소유자이기에 전화할 사람이 있기를 하나 집에 데려다 줄 이가 있기를 하나 남들이 안챙겨주니 내가 알아서 술깨고, 조용히 들어가야 한다. 1년에 한두번 명절 때나 마주치는 친척들도 이젠 결혼하라는 소리도 못하고 서로들 눈만 희번득거리며 다 보이는 눈짓을 주고 받는다. 심지어 조카들에게 세뱃돈을 주면서도 올해엔 꼭 시집가라는 덕담을 듣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어쩌다 결혼 막차를 탄 친구들의 집들이에 가서도 이제 너만 남았다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언어폭력에 린치를 당해야만 하고, 저녁때가 되면 신랑 밥해주러 가야 하는 현모양처들을 친구로 둔 덕에 원치않는 때이른 귀가를 하는 것도 한 두번이다 싶어 연락을 끊고 지낸지도 몇 년이 지났다. 그나마 몇 안 남은 독신(?)친구들과 전화라도 할라치면, 요즘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나올까 싶어 노심초사하게 되니, 이것이 내가 판 무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도 30대 싱글이 모조리 강바닥에 뛰어 들어야 할 인종들은 아닌 것이, 나름대로 꽤 괜찮은 구석도 있는 것이다. 올해엔 그 대단하다는 미국땅을 밟아보겠다는 계획 하에 꼬박꼬박 돈을 모으는 근면성실함, 이번 달엔 심하게 일을 해주셨으니 당연히 상을 받아야지.라는 합리적인 인센티브 감각, 남들 사교육비 비중이 늘어나던지 말던지 무조건 나한테만 투자하는 올인모드, 가끔씩 모든 것을 잊고 오늘밤은 달리는거야.라고 외칠 수 있는 저돌적인 모험정신, 다른 이가 아닌 나 자신만을 위해 고뇌하는 느긋하기 그지없는 나태함, 새로운 것, 신기한 것에 대한 넓고 넓은 오지랖, 말 잘듣는 어린 것들을 어여삐 여기는 지극히 편협한 자애로움 등 꽤 쓸만한 것들이 산재해있다.
비록, 달력을 넘길때마다 한숨짓는 부모님의 주름메이커이자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를 이마에 지고, 등에 얹고 사는 처지이긴 하지만, 까짓 화려한 30대 싱글이 별 것 있나. 매일매일이 놀이동산같은거지. 하루종일 가열차게 놀다가 해질녘 집으로 돌아가는 아쉬움이 있기에 신나는거 아냐?
어쩌다 결혼 막차를 탄 친구들의 집들이에 가서도 이제 너만 남았다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언어폭력에 린치를 당해야만 하고, 저녁때가 되면 신랑 밥해주러 가야 하는 현모양처들을 친구로 둔 덕에 원치않는 때이른 귀가를 하는 것도 한 두번이다 싶어 연락을 끊고 지낸지도 몇 년이 지났다. 그나마 몇 안 남은 독신(?)친구들과 전화라도 할라치면, 요즘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나올까 싶어 노심초사하게 되니, 이것이 내가 판 무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도 30대 싱글이 모조리 강바닥에 뛰어 들어야 할 인종들은 아닌 것이, 나름대로 꽤 괜찮은 구석도 있는 것이다. 올해엔 그 대단하다는 미국땅을 밟아보겠다는 계획 하에 꼬박꼬박 돈을 모으는 근면성실함, 이번 달엔 심하게 일을 해주셨으니 당연히 상을 받아야지.라는 합리적인 인센티브 감각, 남들 사교육비 비중이 늘어나던지 말던지 무조건 나한테만 투자하는 올인모드, 가끔씩 모든 것을 잊고 오늘밤은 달리는거야.라고 외칠 수 있는 저돌적인 모험정신, 다른 이가 아닌 나 자신만을 위해 고뇌하는 느긋하기 그지없는 나태함, 새로운 것, 신기한 것에 대한 넓고 넓은 오지랖, 말 잘듣는 어린 것들을 어여삐 여기는 지극히 편협한 자애로움 등 꽤 쓸만한 것들이 산재해있다.
비록, 달력을 넘길때마다 한숨짓는 부모님의 주름메이커이자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를 이마에 지고, 등에 얹고 사는 처지이긴 하지만, 까짓 화려한 30대 싱글이 별 것 있나. 매일매일이 놀이동산같은거지. 하루종일 가열차게 놀다가 해질녘 집으로 돌아가는 아쉬움이 있기에 신나는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