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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225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이 영화를 보면서, 보고 난 뒤의 느낌은 딱 하나. 영상이 너무 예쁘다. 영화 전체가 화면보호기급이다. 어떤 장면을 캡쳐해도 엽서 그 자체다. (코닥 35mm로 촬영했다고) 촬영감독을 찾아보니 '샤비어 커크너'란 사람이다. (앤티가바부다 출신이라는데 처음 들어본 나라다.) 매 장면마다 배경음악이 기가 막히게 매칭되어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니깐? 직접 보시라. 배우들이 없는 영상만 따로 만들어도 될 정도다. 미술감독도 정말 훌륭합니다.   배우들이 걷고, 멈추고 대화하는 앵글을 보면 셀린 송 감독의 성격이 드러난다. 여자 웨스 앤더슨처럼 매 장면마다 아주 딱.딱. 정확한 대칭을 계산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걸까.) 특정 장면을 통해 그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는 방식도 간결.. 2024. 10. 7.
One Day_넷플릭스 영국 드라마를 좋아한다. 독특한 영국식 발음, 특유의 빈티지스러운 컬러, 위트 있는 영국식 유머 등이 맘에 든다. 2011년에 제작된 앤 헤서웨이와 짐 스터케스 주연의 원데이 스토리를 영국식으로 재해석했다. 영화 버전은 1편의 러닝 타임에 맞추다보니 진행 속도도 빠르고, 대사도 너무 가볍게 날린다. 이에 반해, 14편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영드 원데이는 섬세한 감정과 여백이 있어 그만큼 여운이 깊다.  일단, 생각 없이 사는 남자 주인공 배우가 어이없을 정도로 잘생겼다.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이 떠오를 정도. 이에 반해 여주인공이 (연기는 너무 좋았지만) 안 예뻐서 인상적이다. 외모보다는 사람 자체의 매력이 중요하다는 주제를 충실히 따랐다는 것은 알겠는데. 약 10여 년에 걸쳐 진행되는 연인들의 관계를.. 2024. 10. 2.
동조자_by 박찬욱 플리처상을 수상한 원작(베트남계 미국인 작가)을 기반으로 총 7편 제작되었다. 모든 에피소드의 각본은 박찬옥 감독이 참여했지만, 1~3편까지만 박찬옥 감독이 직접 연출하고 나머지 에피소드는 다른 사람이다. 후반으로 갈 수록 늘어지면서 갈팡질팡이라는 평이 있지만 모르고 보면 모를 듯.  프랑스인 성직자 아버지와 베트남인 엄마를 부모로 둔 혼혈 주인공은 CIA 스파이와 북베트남의 이중첩자로 활동하고 있다. 어딜 가던지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주인공을 진심으로 품어주는 조국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이공 수복을 위해 간첩으로 파견된 주인공은 베트공에게 체포되고 1년 동안 써내려간 진술서의 내용대로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박찬욱 감독만의 미장센이 엿보인다.카메라 앵글의 각도 및 소품의 배치, 조명 등 '아가.. 2024. 7. 28.
페인티드 베일 자그마치 2006년도 작품. 서머셋 모옴의 '인생의 베일'을 원작으로 했다.오래된 명작을 찾아보는 요즘이다. 에드워드 노튼을 좋아해서 선택했다.  1920년대. 세균학 의사인 월터는 파티에서 만난 키티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키티는 결혼을 강요하는 엄마에 대한 반발심으로 월터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화려한 사교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키티에게 낯선 상해에서 보내는 결혼생활은 무료하고 답답하다. 츤데레인 월터는 그녀를 위해 파티에 데려가고 키티는 그곳에서 만난 바람둥이 외교관 찰스와 불륜을 갖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사랑했던 월터는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의 시골 마을에 자원하게 되고, 그녀도 당연히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빡침배를 타고 가면 빠르고 편한 길을 일부러 가마를 타고 보름이나.. 2024.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