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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소리 생활의 기준이 월급날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다. 언젠가를 위해 무작정 뚝 떼어 놓는 비상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월급날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정작 일을 하지 않을 때 비상금을 조금씩 헐어 쓸 때마다 불안하고 조급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느 순간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아 테두리만 살살 긁어대는 아이처럼 강제 0원 챌린지를 하게 된다. 반면, 다음 프로젝트를 구해놓았을 경우에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즐겁고, 하루종일 상쾌했다. 곧 월급날이 도래할 테니 일부분을 허물어 맘껏 즐겨도 좋다는 만용을 부리거나 남들 일하는 낮시간에 한적한 맛집을 가는 등의 특권을 누리기도 했다. (생각보다 낮에 노는 사람들이 많다. 죄다 프리랜서인건지, 월차를 낸 건지) 시간이 .. 2024. 9. 11.
그러던지 말던지 하자 수석님이 잠깐 보자고 해서 갔더니 막내 직원이 퇴사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주에 면담을 했던 터라 그의 퇴사 소식을 듣고 살짝 당황했다.이유로는 공부를 더 하고 싶고, 워킹 홀리데이를 갈 예정이라고는 하는데.면담할 때 기획자로서 미래를 생각한다면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지만 이렇게 빨리 실행에 옮길 줄은 몰랐다. 월말까지 근무하기로 했지만 남은 연차를 소진한다며 내일부터 3일간 휴가를 내는 담대함도 있는 줄 미처 몰랐네.오늘도 하루종일 웹서핑을 하거나 책을 읽고 있는 막내를 보며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 후임자는 구하는 중이고 인수인계까지 하고 나간다고는 하는데, 한 일도 없고, 하고 있는 일도 없으니 불필요한 과정일 듯.앞으로 2-30년간은 사회생활을 더 할.. 2024. 9. 11.
쓰리 아웃 막내 직원이 또 졸고 있다. 최근 업무량이 많이 줄어들어 느슨해진 것도 있지만, 정도를 점점 넘어서고 있다. 하루에 한 건 할까 말까 한 업무도 실수가 잦아 검수는 필수가 되었다.직접 처리하면 금새 끝낼 일을 일일이 설명해 주고, 시키고, 실수하고, 정정하고, 완료하느라 몇 배의 공수가 들고 있다.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의욕도 없이 텅 빈 눈으로 앉아 있거나 졸고 있는 걸 보면 마음속으로 카운트를 하게 된다. 팀장에게 다른 팀 지원할 업무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니, 잠시 주저하다 하는 말이.그와 협업했던 다른 팀에서 너무 실수가 많아 차라리 직접 하는 것이 낫다며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그럼 팀장님 업무 지원이라도 시켜 달라 하니, 또 잠시 주저하다 하는 말이.'난 머리가 필요하지 가.. 2024. 9. 5.
내 생각은 다르다 미대오빠가 대전에 있는 본사에 가서 신제품 디자인 리뷰를 하는 날이었다. 평일 아침인데도 대전행 KTX 표는 모두 매진이었다. 그렇다. 바로 성심당 때문이다. 이전에도 몇 번 먹어본 적은 있으나 일부러 기차를 타고 가서 오픈런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나 보다. 미대오빠는 서울로 올라오기 전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뭐라도 좀 사갈까 싶어 매장 근처에 갔는데, 순대처럼 꼬불꼬불 돌아가있는 대기입장객을 보는 순간 포기했다고 한다.  퇴근 후 서울역에서 미대오빠와 만났다. 파이브가이즈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자고 했다. 햄버거 2개에 (리틀) 감자튀김, 셰이크 1개를 결제한 금액은 4만 원이 넘었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중에서 가장 수제버거스럽다고 할만한 맛이기는 했다. 패티는 신선했.. 2024.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