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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이 영화를 보면서, 보고 난 뒤의 느낌은 딱 하나. 영상이 너무 예쁘다. 영화 전체가 화면보호기급이다. 어떤 장면을 캡쳐해도 엽서 그 자체다. (코닥 35mm로 촬영했다고) 촬영감독을 찾아보니 '샤비어 커크너'란 사람이다. (앤티가바부다 출신이라는데 처음 들어본 나라다.) 매 장면마다 배경음악이 기가 막히게 매칭되어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니깐? 직접 보시라. 배우들이 없는 영상만 따로 만들어도 될 정도다. 미술감독도 정말 훌륭합니다.   배우들이 걷고, 멈추고 대화하는 앵글을 보면 셀린 송 감독의 성격이 드러난다. 여자 웨스 앤더슨처럼 매 장면마다 아주 딱.딱. 정확한 대칭을 계산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걸까.) 특정 장면을 통해 그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는 방식도 간결.. 2024. 10. 7.
결정성양진인가? 제품파트 담당자가 출산으로 인해 철수한다. 출산율이 저조하다고 하지만 내 주변에는 의외로 아이가 많다. 주말에 쇼핑몰에 가보면 너무나도 많은 아이들의 존재에 놀란다. 이렇게 많은데 안 낳아서 문제라고? 다른 이야기지만, 집 근처에 놀이터가 있는데 몇 동이나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에 대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아이들 소리에 몇 번이나 깜짝한다. 아이들은 왜 그렇게 쇳소리를 내는 것일까.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귀엽다. 지금은 성인이 된 조카 2명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바로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예쁘다. 매일 포대기에 둘러업고 동네 몇 바퀴를 돌아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서 친구가 생기고 게임과 SNS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그냥 남이 된다. 명절 때도 얼굴.. 2024. 10. 4.
금쪽이 vs 금쪽이 출근길, 구청에서 시행하는 노인일자리 일환으로 골목을 청소하는 할아버지와 자주 마주친다. /저 할아버지는 엄청 꼼꼼하게 청소하시는 거 같애. //난 늙어서 아무리 돈이 없어도 저렇게 청소는 안할거야.  버릇없는 새끼./그렇게 사람 무시하는 말 하는 거 아냐. //무시하는게 아니라 나는 안그럴거라구 한거지. 네가 이상한거 아냐?*암묵적인 대화의 규칙이 있다.'네가 먼저 그랬잖아' '너도 그랬거든?' 등 상대방을 비난하는 단어는 쓰지 않기로./'네가'라는 단어 쓰지 말라고 했지? 난 오빠가 저 할아버지를 무시한다고 느꼈어. 둘 다 빈정이 상해 한참동안 침묵이 흘렀다.삐졌으면 그냥 갔으면 좋겠는데 정류장에서 한 걸음 떨어져 서있다. 버스가 왔다./가.//조심하구. 2024. 10. 4.
One Day_넷플릭스 영국 드라마를 좋아한다. 독특한 영국식 발음, 특유의 빈티지스러운 컬러, 위트 있는 영국식 유머 등이 맘에 든다. 2011년에 제작된 앤 헤서웨이와 짐 스터케스 주연의 원데이 스토리를 영국식으로 재해석했다. 영화 버전은 1편의 러닝 타임에 맞추다보니 진행 속도도 빠르고, 대사도 너무 가볍게 날린다. 이에 반해, 14편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영드 원데이는 섬세한 감정과 여백이 있어 그만큼 여운이 깊다.  일단, 생각 없이 사는 남자 주인공 배우가 어이없을 정도로 잘생겼다.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이 떠오를 정도. 이에 반해 여주인공이 (연기는 너무 좋았지만) 안 예뻐서 인상적이다. 외모보다는 사람 자체의 매력이 중요하다는 주제를 충실히 따랐다는 것은 알겠는데. 약 10여 년에 걸쳐 진행되는 연인들의 관계를.. 2024.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