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11장~13장
김평산과 칠성, 귀녀는 관아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다. 평산은 혐의를 부인하다가도 곤장을 때릴 때마다 최치수를 죽인 사실을 이실직고했다. 귀녀는 칠성에게 짓밟힌 것에 대한 원한을 품고 칠성이 살인에 관여하였다고 진술한다. 칠성은 어떤 고문을 당하여도 공모를 시인하지 않았다. 평산과 칠성은 처형되었고 귀녀는 해산까지 형의 집행이 연기되었다. 한편 산으로 돌아간 강포수는 최참판댁에서 일어난 살인 이야기를 듣고 읍내로 달려와 귀녀를 찾아간다. 귀녀의 옥바라지를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해진 강포수는 최참판댁에 찾아가 최치수의 사냥 길잡이를 했던 품삯을 청한다. 귀녀는 출산을 한 뒤 사형을 당하고 강포수는 아기를 안고 사라진다.
평산의 둘째 아들 한복이 외가에서 혼자 마을로 찾아온다. 처음에는 살인자의 아들이라고 멀리하던 마을 사람들은 점차 한복을 거둬주게 된다. 과부만 있는 김진사댁에 낯선 남자가 담을 넘다가 도망가는 일이 생긴다. 윤보가 출입문과 울타리를 고쳐 주기는 했지만 김훈장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대를 이을 먼 친척을 찾기 위해 서울까지 찾아가 수소문했으나 허탕만 친 김훈장은 그래도 양반의 자식인 평산의 아들 한복을 생각해보라는 윤보의 말에 펄쩍 뛴다. 최치수가 죽은 지 3년이 지났다. 서울에서 다시 내려온 조준구는 마치 보호자라도 된 것마냥 임자 없는 사랑에 죽치고 있었다. 윤씨나 하인들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조차도 그를 싫어했지만 그는 떠날 생각이 없는 듯 했다. 한편 도망갔던 임이네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
3편 14~19장
서울-제물포간 철교가 놓인다. 미국은 관리에게 뇌물을 주어 철도 개설 권리를 획득하고 모든 이문권과 시설 등을 왜인에게 팔아 넘겨 버린다. 한편 왜 뿐만 아니라 각 나라들이 도처에서 금광을 파헤치고, 산의 나무들을 벌목하거나 수년을 키운 삼을 모조리 뽑아가는가 하면, 삼포를 강점하여 고기를 마구 잡아가는 등 민생이 도탄에 빠지게 된다.
서희의 혼사 이야기가 오고간다는 말을 들은 조준구는 초조해진다. 돌아온 임이네는 품삯을 팔아 연명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용이는 임이네에게 감자나 보리를 갖다주다가 관계를 맺게 된다. 윤씨부인은 서희를 데리고 최참판댁 소유의 전답을 살피러 나가기로 한다. 마을을 빠져 나온 뒤 웅덩이에서 낯을 씻고 있던 아낙과 아이들을 마주치는데 임이네다. 귀녀가 죽기 전 칠성이는 살인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자백을 했는데 이 사실을 전해들은 윤씨부인은 임이네에게 밭을 내어주고 도움을 주라고 명한다.
용이는 임이네와 관계를 갖게 되고 아이까지 들어서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청댁과 마을 아낙들은 임이네를 흠씬 두들겨패는데 용이는 자신의 자식을 낳아줄 여자의 편을 든다. 이 후 용이는 버젓이 두 집 살림을 하게 되는데 두 아낙은 서로 미워하면서도 다른 이와 싸울거리가 생기면 합심하는 이상한 사이가 된다.
조준구는 하녀 삼월이를 탐내어 취한다. 봉순네는 삼월에게 조준구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허신한 남자에게는 약해지는 것이 여자인지라 거리를 두게 된다. 갑자기 조준구는 서울로 떠나게 되고 삼월은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절망에 빠진다. 월선이 마을로 돌아왔다. 인삼농사를 짓는 친척을 따라가 돈을 벌어 왔다는 소문을 입증하듯 버젓이 집도 마련했다. 용이는 월선을 보고 싶지만 발걸음을 하지 않은 채 괴로워한다.
4편 1~15장
조준구는 홍씨부인과 곱추 아들까지 데리고 최참판댁에 들이 닥친다. 늙은이와 어린 손녀가 있을 뿐 자신이 당주 못지않은 위세를 누린다며 최씨 집안 재산을 해먹자고 꼬드겨 내려온 것이다. 홍씨는 패악스럽고 욕심이 많았다. 하는 일이란 몸단장과 맛난 것을 양껏 먹는 것이 일과였다. 삼월과 마주한 조준구는 냉정하다. 김서방네가 사용하던 뒤채를 수리하여 옮기라는 말에 조준구는 분개한다. 서희가 머무는 별당을 달라 하는 조준구에게 윤씨부인은 서희는 이 집의 임자이며 뒤채가 싫다면 떠나라고 한다. 그리고 홍씨부인이 안채에 출입하지 말라 명한다.
홍씨부인이 조준구와 삼월의 관계를 알게 되어 한바탕 난리가 난다.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김서방과 봉순네, 윤씨부인까지 죽음을 맞이한다. 강청댁도 전염병에 숨을 거두고 임이네는 용이의 아들을 해산한다. 용이와 월선이는 다시 만남을 갖게 된다. 윤씨부인이 죽은 뒤 조준구 일가는 안채를 차지하고 최씨 집안의 재산을 마음대로 주무르게 된다. 조준구의 사주를 받은 삼수는 마을 사람들을 포섭하기 위해 구제미를 차별하여 나눠준다. 수동이 서희를 앞세워 고방안의 쌀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고 쫒아나온 홍씨부인은 조준구와 삼월이와 뒹굴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조준구는 홍씨부인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삼월이를 삼수한테 넘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