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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돈을 엉뚱한 곳에 이체를 했다.

by iamlitmus 2016. 8. 10.

월급날이다.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런 기분은 잠시. 얼른 통장쪼개기를 한다.

 

1. 짜투리 돈 옮기기

카드를 주로 쓰는 터라 비상금으로 넣어둔 현금이 거의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돈은 짜투리 통장에 옮겨 놓는데, 나중에 여행갈 때라던지 가전제품을 바꾼 다던지 등 목돈 들어갈 때 쓰는 용도다.

 

2. 메인 적금 이체

ISA, 재형저축, 청약저축 등 3년에서 7년정도 꾸준히 납입하면 비과세도 되고 이율도 높은 편이다.

최근에 가입한 저축은행 상품도 2.4% 이율이라 우선적으로 입금하고 있다.

 

3. 비용통장 체크

카드요금, 통신비, 국민연금, 엄마 용돈 외 최소한의 비상금을 남겨두고 보조통장으로 몽땅 옮긴다.

통장에 잔고가 아슬아슬해야 긴장을 하고 절약하게 된다.

돈이 없어야 일하면서도 한번 더 참게 되고, 억지 웃음이라도 지을 수 있게 하는 절실함이 생긴다.

 

어쨌든, 폭풍 이체를 해나가는데, 뭔가 이상하다.

S은행에서 K은행으로 분명 옮겼는데 입금내역이 없다.

다시 이체결과조회를 하니, 지금은 거래를 중지한 W은행과 연동되어 있는 K은행명의 가상계좌로 이체한 것을 알게됐다. (아..븅..진짜..)

계좌를 몽땅 해지했는데, 입금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내 명의로 된 가상계좌이기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다.

 

가상계좌이기때문에 K은행의 조회리스트에는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K은행 가상계좌에서 주거래통장으로 이체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답변: 이체한 S은행에서 지급반환신청을 해야 하고, K은행에서는 해 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한다.

 

S은행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K은행에서 처리해야 하니 그쪽에 물어보란다. (이 부분에서 살짝 짜증이 나려고 했다.)

너희보고 하라던데? 말하니, 그럼 신청은 받아줄께.한다. (응? 여기서도 좀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다.)

언제, 얼마나, 어떤 계좌에서, 어떤 계좌로 이체했는지, 어떤 계좌로 다시 받을지 다 말하고 나니

이제 신청을 하면 금융감독원을 거쳐 잘못 이체한 예금주에게 연락이 갈거라고 한다.

내가 그 예금주인데? 지금은 거래를 안하는 W은행의 가상계좌인데 내 명의로 되어 있다. 그면 나한테 전화오겠네?

상담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그럼. W은행에 가서 이체요청하는게 빠를거라고 한다.

 

지급반환신청이라 함은

자동으로 잘못 이체한 거래내역이 자동으로 취소되어 원래 내 계좌로 돈이 들어오는것이 아니고,

잘못 보낸 예금주한테 너한테 돈이 잘못갔어. 다시 돌려줘야 하는데.라고 통보해주는 서비스라고 한다.

즉, 만약 타인에게 보냈을 경우 그 사람이 싫어. 안줄거야.라고 하면 못받을 수도 있다는 것.

(하긴, 잘못 이체했을 경우 못 받는다는 말은 들은 것 같다.)

 

어쨌든, 내일 W은행에 가서 처리하기로 하고.

그나저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 때 쉽게 연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보이스피싱 신고번호를 누르고 상담원과 통화를 했는데

그나마도 한참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이래서야 돈 다 빼간다음에야 통화되겠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해지도 신규신청 번호를 누르면 바로 연결된다. 인터넷해지 번호는 며칠동안 죽어라 해도 안받는다.)

 

그나마 금융지식이 있는 편이라고 자부한 나조차도 이렇게 잘못 이체를 해놓고 당황스러운데

연세가 많으시거나 업무를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은 참으로 처리하게 힘들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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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은 결말.

점심때 W은행에 가서 인출신청을 했다.

직원왈-통장으로만 뺄 수 있어. 현금카드로도 가능해. 창구에서는 돈 못 빼. 스마트뱅킹도 등록되어 있는데? 인터넷으로 이체하던가.


얼마전 K은행에서 통장이 없이도 인출했단 말이다. (모바일뱅킹-창구인출신청 메뉴를 이용하면 핀번호 입력 후 가능함)

그리고, 너희 은행 시스템이 OTP카드를 지원하지 못하니까 이체 따위는 못해본지 오래라구.


통장과 현금카드는 집구석 어딘가에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난 지금 당장 돈을 원하니

통장이든 카드든 재발급을 해달라고 했더니, 수수료 2천원이 부과된단다.

2천원.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주차딱지 떼는 것마냥 너무 아까운거다.


하아. 한숨을 쉬고는 그냥 재발급을 해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조심스레 제안을 한다. OTP를 해지하고 보안카드 재발급을 받으면 수수료가 없다고.

해서 보안카드를 발급받아 인터넷에 접속해서 타행인증서 등록을 하고 무사히 돈을 이체했다. (2천원 아낀다고..진짜..개진상)


앞으로는 이체할 때 계좌번호 꼭!꼭! 확인해야지.라고 해놓구서는

자주쓰는계좌 리스트에서 그냥 찍어서 후다닥 이체하고 있는 나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