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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드디어 서울로 출발~

by iamlitmus 2007. 12. 15.
아침에 샤워를 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옆구리와 허벅지에 붙어 있던 주니어버거가 사라졌습니다. 하긴, 아침, 저녁 꼬박꼬박 밥 챙겨먹지, 점심 빵쪼가리 하나 먹고서는 하루종일 걸어다니지, 술 안마시고, 일찍 잠드는데, 살이 안빠지고 배기겠습니까. 거기다가 낮밤 가리지 않고, 기침을 해대면서 배근육까지 단련시킨 덕에 아주 볼 만한 몸매가 완성되었습니다. 이거 상품개발해도 되겠는데요. 유럽여행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자. 이제 공항으로 가서 보딩받고, 리펀드 신청하고, 프랑크푸르트 경유해서 인천 갑니다. 얏호!! 과연. 얏호일까.

드골공항에서 싸움구경했습니다. 카메룬 사람들이랑 가드들이랑 붙었는데요, 언뜻보니 백인들은 그냥 가게 하면서, 자기들 가방은 왜 뒤지냐는 뭐. 그런거 같애요. 프랑스가 이민을 장려한다고는 하지만, 블랙잡(접시닦이, 청소 등과 같은 3D업종)을 하기 위한 유색인종들이 필요해서이지 않나 싶어요.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상점들의 가드든 모두 흑인이고, 대부분의 식모들은 중국인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백인들이 유색인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분명하게 느껴지는 차별과 무시. 아. 열받아. 얼굴은 모여라 꿈동산만한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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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프랑크푸르트 경유 비행기가 1시간 반이나 연착되어 버렸어요. 읽을 책도 없고, 잡지는 비싸서 못 사겠고,(한국에서는 4-5천원이면 사는데, 이곳은 만원이 넘어요.)신문은 불어로 되어 있고. PMP에 담아온 무한도전 쉘위댄스만 계속 보고 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프랑크푸르트 도착. 한국인들 진짜 많네요. 사방에서 한국말 들립니다. 젠장할 것이 파리보다 이곳 면세점이 더 싸요. 그래. 파리. 끝까지 그렇다 이거지. 올 때는 10시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집에 온다는 설레임때문인지 금방 온 것 처럼 느껴지더라구요.

황당했던 사실 하나. 집 떠난 지 2주 됐다고,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잊어먹었어요. 제가 숫자개념이 좀 약하기는 하지만, 세상에. 지인들 전화번호도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겁니다. 핸폰 주소록을 뒤져야만 했다니깐요.
어쨌든, 빨래 싹 돌려주시고, 목욕 싹 해주시고(수도꼭지, 샤워기 꼼꼼하게 닦아주시고. 아. 정말. 전 이거 얼룩 져 있으면 진짜 거슬려요.) 짐 정리 해주시고, 무한도전 봐주시고, 거한 맛사지 한판 해주시고, 옥장판 틀어놓고 책 조금 읽다가 잘 생각입니다. 도대체 몇 시간째 못 잔 건지 계산도 안돼요.

엄마가 끓여주신 얼큰한 김치찌개 먹고 나니까, 감기도 훨씬 나아졌구요, 커피믹스도 찐하게 타 먹었어요. 아. 한국 너무 좋아. 집 짱 좋아. 무엇보다도 인터넷 속도 완전 빨라. 짱.짱.짱. 근데, 아부지가 매일 의자를 뒤로 제낀 채로 바둑 두시다가 결국 부서져버려서 지금 무릎꿇고 자판 치고 있어요. 부순 사람이 사놓는다.원칙에 따라 내일 아부지가 사오시겠죠.

이제 남은 일은 사진 다시 정리하고, 내일 방정리, 옷장정리 다시 하고, 집안 대청소 싹 하고,(이상하게 오랜만에 돌아와서는 어질러진 것만 보인답니까.)하아..출근준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