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구에서 옆집가족과 마주쳤다. 아기가 너무 울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그래, 정말 너무 울더라.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괜찮아.라고 웃을 밖에. 사실, 실제로 보면 너무 귀엽다. 울다가도 손을 내밀면 아장아장 걸어와서 손을 맞잡아 준다. 현지인 아내인 그녀는 꽤 어려보이는데, 영어도 잘하고 싹싹한 성격이다. 수영장에서 만난 적도 있었는데, 몸매도 꽤 예쁜 편이다. TV가 망가졌을 때 관리인에게 대신 전화를 걸어준 2층 총각도 만났다. 서핑하러 가는 듯 바이크에 서핑을 얹고 아이팟을 챙기고 있었다. 이 아파트에는 약 4-5 가족들이 사는 것 같은데, 이곳 하루 렌탈비가 12만원 정도로 현지가격에 미루어 싼 편이 아닌데도, 주차장에 벤츠까지 세워져 있는 것을 보면, 대부분 외국인들인듯 싶다.
발리에서 머물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을 정리해보자면,
1. 쓰레기
마트에서든 일반 상점에서도 비닐봉투의 후한 인심은 동일하다.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큰 비닐봉투에 한꺼번에 담아 내놓으면 쓰레기차가 수거해간다. 가져가지 않은 것은 그냥 길에서 태우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한국에서는 쓰레기를 태우면 벌금을 무는데, 지역차이인지 몰라도 시내 중심가인 사누르에서도 이 정도면 섬북부 지역의 한산한 곳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2. TV/드라마
몰래카메라인지 모르겠지만, 5-6살 남자애가 고개를 숙인채 콧물이 나도록 훌쩍이고 있는데, 사회자는 계속 아이를 다그치면서 질문을 해댄다.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계속 폭소를 터뜨리고, 스마일이 그려진 말풍선이 남발된다.
콧물이 무릎에 닿을락말락 할 정도로 울면서도 사회자가 묻는대로 꼬박꼬박 대답하는 아이는 고개는 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이 장면은 가학적이다. 어른이었다 하더라도 여성이나 노인이 그 대상이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곳에서도 막장드라마는 인기있는 소재인 듯, 소리지르고 울고, 싸우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3. CF
제과류중에서도 특히, 초컬릿과 이것이 들어간 과자의 광고가 압도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트에서도 초컬릿 진열대의 비중은 크다. 초컬릿 음료를 마시는 아이는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착한 아이라는 설정이 재밌다. 대부분 아이들을 위한 제품광고가 많고, 벌레물린데 바르는 약과 샤워크림 광고도 많다.
타죽을 것을 알면서도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햇살이 가장 뜨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