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꼬와 북쪽 지역으로 가보기로 한 날이다. 쯜룩을 지나 우붓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에꼬가 잘못 알아들었는지 마냥 북쪽으로 가는 바람에 뜨갈랑랑이라는 계단식 논이 많은 지역까지 올라갔다.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다른 점이라면 논을 향한 조그만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논뷰’라고도 하는데, 서양인들에게는 신기할지 모르지만, 뭐야, 논이잖아. 벼잖아. 근데, 이걸 왜 차마시면서 보는거야. 정도의 생각이 든다.
밥을 먹고 나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다. 도저히 체력이 바닥나서 다른 곳에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은세공마을과 목공예 마을을 좀 더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바이크를 멈출 수 없어 머릿속으로 지도만 그려놓았다. 큰길이 아닌 골목길 위주로 돌아 다니다 보니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포장마차식의 식당, 식품가게 등이 대부분이고, 휘발류도 함께 취급한다. 아무래도 주유소보다는 가격이 좀 더 비쌀 것 같은데, 에코는 반드시 주유소에서 급유를 한다. 재밌는 점은 휘발유가 좀 더 많이 들어갔을 경우, 얼마정도는 깍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