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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발리에서 잠깐 살아보기 - 16일째

by iamlitmus 2010. 11. 24.

오늘은 에꼬와 북쪽 지역으로 가보기로 한 날이다. 쯜룩을 지나 우붓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에꼬가 잘못 알아들었는지 마냥 북쪽으로 가는 바람에 뜨갈랑랑이라는 계단식 논이 많은 지역까지 올라갔다.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다른 점이라면 논을 향한 조그만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논뷰라고도 하는데, 서양인들에게는 신기할지 모르지만, 뭐야, 논이잖아. 벼잖아. 근데, 이걸 왜 차마시면서 보는거야. 정도의 생각이 든다.

바이크 뒷자석에 오래 앉아 있다보니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 잠깐씩 쉴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엉덩이에 감각이 없다. 땡볕을 계속 쬐며 달리는 것도 피곤하다. 사원이나 유적지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에코가 추천한 따만 아윤 사원에 들렀다. 중국인 관광객들과 허니문 커플들이 사진을 찍을 뿐 나처럼 혼자 오는 이들은 없다
점심을 먹기 위해 현지인들만 가는 식당에 들어갔다. 가격표도 붙어 있지 않았지만, 에코 덕분에 수월하게 주문을 했다. 볶음밥과 비슷한 맛인데, 시장해서라기보다 정말 맛있었다. 목이 말라 연거푸 음료수 2병을 원샷하니 에코가 깜짝 놀란다. 나시고랭 2개와 음료수 3병을 먹었는데, 4천원 정도 나왔다. 정말이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들은 얼마나 비싸게 받는 것일까.

밥을 먹고 나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다. 도저히 체력이 바닥나서 다른 곳에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은세공마을과 목공예 마을을 좀 더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바이크를 멈출 수 없어 머릿속으로 지도만 그려놓았다. 큰길이 아닌 골목길 위주로 돌아 다니다 보니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포장마차식의 식당, 식품가게 등이 대부분이고, 휘발류도 함께 취급한다. 아무래도 주유소보다는 가격이 좀 더 비쌀 것 같은데, 에코는 반드시 주유소에서 급유를 한다. 재밌는 점은 휘발유가 좀 더 많이 들어갔을 경우, 얼마정도는 깍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