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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견

방콕, 다녀왔다.

by iamlitmus 2013. 1. 1.

지난 주 4박 5일 일정으로 방콕에 다녀왔다. 지난 번 캄보디아 여행을 같이 했던 K양이 마침 회사를 그만 둔 터라,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연말인 탓에 대부분의 비행기 티켓이 동이 난 상태였지만, 우연히 50% 할인되는 에어텔 상품을 예약할 수 있어서 549,000원에 결제 완료.(비지니스 에어+더 베드룸 부티크 호텔 4박)

 

출발 전. 인터넷 면세점 쇼핑.

롯데, 동화, 신라, 신세계 면세점마다 5-10%할인 +15,000원의 적립금을 준다. 각각 한 아이템 씩 산다면 훨씬 이득이 크다. 이전에는 직접 면세점에 가서 고작 5-10%할인을 받아 구입했었는데, 이젠 중국인들 인파를 헤치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출발 당일.

대부분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여행을 하다보니, 저가항공사는 처음 이용해 봤다. 게다가 전세기가 이렇듯 열악한지 몰랐었다. 좌석이 좁아 무릎이 닿는 것은 물론이고, 앞자리에 앉은 덩치 큰 남자가 움직일 때마다 의자가 뒤로 한껏 젖혀져서 자칫하면 이마키스를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뒷좌석 아이는 끊임없이 발로 차대고, 떠들고. 이래서 좋은 항공사를 이용하는구나 싶었다.

 

방콕 도착.

보통은 1층의 택시 승차장에서 지정해주는 택시를 타지만, 3층 출국장에서 손님을 내려주고 떠나는 택시를 잡아 탔다. 온눗에 있는 호텔까지 약 180바트가 나왔으니, 8천원이 좀 안되는 금액이다.

객실은 트윈배드를 원했지만, 여행사가 예약한 것은 더블배드여서 교체가 안된다고 했다. 창문 밖 풍경이 빅C의 주차장이고, 욕실에 환기구가 없다는 것 빼놓고는 괜찮은 호텔이었다.

 

 

호텔에서 BTS 온눗역까지는 약 10분 정도 거리였는데, 시장을 지나가게 되어 있어서 구경하기 좋았다. 저녁에는 과일이나 꼬치같은 것을 사가지고 들어오기도 좋았다. 망고스틴은 1킬로에 800원정도로 아주 저렴했다. 과일귀신 K양은 매일 밤 망고스틴을 까먹느라 손가락을 까맣게 물들였다.

 

둘 다 사원이나 수상시장 등은 관심이 없었기에, 철저하게 쇼핑과 맛사지로 일정을 맞췄다. 첫 날 저녁은 카오산에 갔었는데, 언제나 그랬듯이 실망스러웠다. 흥청망청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터라 짜이디 맛사지만 받고, 노점에서 칵테일 한 잔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로컬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몇 번 사먹은 뒤 내린 결론은, 입맛에 안맞는다.였다. 유난히 비위가 약한 K양도 그랬지만, 나 또한 향신료와 고기 비린내를 싫어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은 일식이었다.

 

방콕 대부분은 냉방이 잘 되어 있어서 더위에 지치는 경우는 별로 없었지만, 짜뚜짝 시장에 가서는 30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근처 JJ몰에서 숨을 몰아쉬어야만 했다. 내가 구입한 물건들은 대부분 아로마 제품이었는데, 특히, MOKE라는 향은 풀향기같아서 계속 맡을 수록 행복해졌다. 그리고, 터미널21에서 구입한 'Breathe'라는 아로마 전문점의 아이템들은 한국에서 팔면 대박날 만한 것들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해당 회사에 메일을 보내, 한국에서 분점 낼 생각 없냐고 물어봤다.)

 

 

방콕도 물가가 많이 올라, 지갑을 열기가 쉽지가 않다. 맛사지의 경우, 조금 시설이 괜찮다 싶으면 1시간 30분에 400바트(16,000원)정도, 일반적인 샵일 경우, 1시간 타이 맛사지는 300바트 정도이다.

팁의 금액도 1시간일 경우에는 50바트, 그 이상이나 만족도가 높을 경우에는 100바트를 줬다. 부츠나 왓슨스도 지역에 따라 프로모션이나 가격이 틀린데, 특히, 공항점의 경우에는 엄청나게 가격차이가 난다.

 

방콕에도 이케아가 생겼다. 하지만, 그리 저렴한 편도 아니었고,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생길 것이라 여겨서 그저 구경만 하고 왔다.  

 

방콕에서 먹어 본 여러가지 음식 중, 감탄했던 것 하나. 아이스 몬스터.

우유를 갈아넣고 그 위에 과일을 얹어 준다. 약 2천원. 연유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달콤해서 좋은데,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K양은 과일만 골라먹고, 우유빙수는 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매일 밤, 잠들기전 맥주 2-3개를 마시고는 했는데, 편의점에서 사온 것을 다 마셔버려 냉장고에 있는 것을 마셨다가, 4개에 300바트를 물게 생겼다.(편의점에서는 1개에 35바트이다.) 다음 날 채워놔도 이미 청구된 것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열받아서 귀국하기 전날 마셔버리고, 남은 것도 짐에 챙겨 넣었다.

 

숙소 바로 옆에 빅C마트가 있어서 귀국 전 날, 폭풍 쇼핑을 했는데, 사올 만한 것 몇 가지 추천.

1. 치약 - 레몬성분은 치아 화이트닝 기능이 있다. 레몬이 그려진 치약을 사면 된다.

2. 야돔 - 콧구멍에 넣으면 시원한 멘솔향이 난다. 보통 22바트 정도인데, 동네 약국에 가면 20바트.

3. 말린 과일 - 파스타치오, 푸룬 등이 저렴하다.

4. 연유 - 우리나라보다 1/4 가격이다. 800원 정도.

5. 김과자, 와사비 과자 - 맥주안주로 좋다.

6. 이 외에 영국제 화장품인 no.7과 올레이 화장품도 저렴한 편.

7. 짜뚜짝 시장에서 구입한 아이폰케이스는 3,600원. 웃긴 건 메이드 인 코리아다.

 

 

 

여행을 다닐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가는 간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성격이 급하고, 빨리 결정하는 편인 나에 비해, 선택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수동적인 편인 K양은 서로 정반대인 편이다. 그래서 떠나기 전, 내가 모든 것을 주도하지는 않을 것이고, K양 또한 계획을 세우고, 제안을 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워낙 길눈이 어두운 K양은 지도 보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이 어디 쯤에 있는지도 모를 때가 많아, 대부분 내가 알아서 끌고 다녀야 했다. 쇼핑을 할 때도 좋다, 싫다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채 세월아 네월아 뒤적거리고 있으니, 이게 맞다, 저게 좋다 하며 제안해주고, 좋네. 사라.하고 재촉하는 것도 나였다. 점심이나 저녁을 먹을 때에도 메뉴를 골라줘야 하고, 맛사지도 어떤 코스로 할 지 결정해줘야 했다. 공동 경비를 지불하고, 분배하고 가늠하는 것도 내가 해야만 했다. 2일 정도가 지나자 나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내일부터는 네가 정한 일정을 다니자고 말했다.

 

밤새 아이패드를 뒤적거리며, 검색하는 등 나름의 노력은 알겠는데, 다음 날도 역시 달라진 건 없었다. 이렇듯 어쩔 수 없는 부분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K양 역시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일주일 이내의 일정이라면 그나마 맞춰 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일정이라면 분명한 롤을 정해놓고 가야 한다.

 

이제 당분간은 여행 계획을 세울 일이 없겠지만, 다음 여행지는 지인이 식당을 오픈한 세부로 생각하고 있다. 그 때는 꼭. 혼자 갈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