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화장실은 미대오빠가 사용하고 안방 화장실은 내 전용이다.
하루 2번 샤워하는 미대오빠는 매번 1시간여의 욕실타임 중 청소하는데 그 절반을 사용한다.
단 한방울의 물기도 남기지 않고 닦아내는 덕분에 항상 보송보송하다.
(그는 싱크대의 물기도 항상 닦는다. 단 한 방울도 남아서는 안된다.)
반면, 안방 욕실은 조그만 창문이 있어 항상 열어두기에 스퀴즈 정도로만 닦아냈었다.
그러나, 습도 100%의 장마기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환풍기를 밤새 틀어놓지 않는한 물기는 항상 남아 있다.
제일 거슬리는 것은 곰.팡.이.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 놓으면 사라지기는 하는데, 줄눈 사이가 점점 누렇게 변했을 경우에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물에 샴푸와 락스를 풀어 거품을 낸다.
쇠수세미에 거품을 묻혀 줄눈과 바닥, 변기, 벽면을 박박 문지른다.
물로 씻어낸 뒤 긴 스퀴즈로 1차로 물을 닦는다.
짧은 스퀴즈로 2차로 물을 닦는다.
흡수 스폰지로 변기, 벽면, 바닥, 세면대를 물기가 거의 없어질 때까지 닦는다.
환풍기를 1시간 가량 틀어놓는다.
이렇게 이틀 연속 청소를 해야 그나마 청소했다 싶은 수준이 된다.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매의 눈으로 구석구석 노려보며 살피느라 바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게 맞는건가. 맞는거겠지?
집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모든 화장실에 갈 때마다 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유투브 알고리즘에 욕실 청소법, 베란다 샷시 청소법 이런게 뜨기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