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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사일런트 힐

by iamlitmus 2007. 3. 26.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 배우: 라다 미첼, 로리 홀든, 숀 빈

금쪽같은 딸이 밤마다 뛰쳐나가서 죽어라 외친다. '사일런트 힐~'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영화는 관객에게 미끼를 던진다. 죽은 마을, 사일런트 힐에 가면 딸의 병을 낫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엄한 생각을 한 로즈는 멋진 Jeep를 몰고서 길을 떠난다. 차사고 후 정신을 차려보니 딸이 없어졌다. 재가 펄펄 날리는 마을을 헤메던 중 사이렌이 울리고, 그와 동시에 좀비도 아닌 것이, 괴물도 아닌 것들이 떼로 나타나 덤벼든다.

자, 여기서 두번째 미끼. 사이렌은 단순히 괴물이 나타난다는 신호일 뿐인가. 로즈를 유괴범으로 오인한 여자경찰까지 가세하면서, 숨막히는 추격전은 박차를 가하게 된다. 화장실에서 뒷짐을 진 채 묶여있던 괴물, 머리에 빌딩을 달고 다니는 왕초 괴물, 사람 목을 뎅겅뎅겅 잘라버리는 간호사 좀비들, 사람얼굴을 한 슈퍼 바퀴벌레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함께 교회로 도망치던 여자를 붙잡아 한손으로 살갗을 좌악 뜯어내버리는 작살 잔인함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단단히 맘먹고 살벌해지기로 한 모양이다.

그러나, 관객은 악마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카드를 쥐게 된다. 그것은 바로 아동학대. 광신도들에 의해 산 채로 화형을 당한 어린 여자애의 공포와 분노, 저주는 그녀가 악마와 손을 잡고, 결국 교주를 처참하게 찢어 발기고, 신도들을 하나씩 잡아 나가는 장면을 보면서도 털끝만큼의 동정심도 일어나지 않게 만든다. (정말이지 교회안에서 모조리 몰살시킬때는 속이 다 시원해진다.) 일부러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는 새벽에 본 덕분에 제대로 호러를 느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