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백을 하자면, 작가 '김연수'가 신작을 낸 줄 알고 고른 책이었다.
작가 '김언수'는 '캐비넷'으로 06년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이다.
연말에 방송3사가 나눠주기식으로 상을 남발하듯이, 이상문학상을 필두로 몇 몇 정해진 작가들만이 수상자로 거론되는 것을 보며 각종 문학상 수상작들을 멀리하게 된지 오래지만, 이 작가를 놓쳤던 것은 큰 실수라고 여겨질만큼 설계자들은 굉장히 재밌는 작품이다.
누군가 살인을 의뢰하면, 전체적인 설계를 하고, 암살자들이 이를 실행한다. 이런 먹이사슬은 군부정권때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아마도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남겨질 것이다. 화자(래생)는 암살자다. 어렸을 적 '개들의 도서관' 관장인 너구리영감에게 발견되어 암살설계도대로 실행하는 행동대원이 되었다. 수많은 암살자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래생 또한 그러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퇴역장군을 처리하는 설계를 약간 변경한 것으로 불거지는 사건으로 스토리는 시작되며, 그를 둘러싼 어둠의 인물들과 함께 피튀기는 사건들이 뒤를 잇는다.
영화화 되어도 좋겠다 싶을 만큼 스토리 전체가 탄탄하고, 캐릭터들의 컬러도 선명하다.
충분한 준비와 고민을 했음이 분명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