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장훈(활, 시간 - 김기덕사단 조감독) 출연:소지섭, 강지환
영화프로그램을 보면서, 또 다 보여주는구나. 저런거였군.하기도 했고, 소지섭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강철중'을 보며, 남자들끼리 치고 박는 액션영화에 질려버리기도 했기에, 이 영화는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집 근처에 송탄 롯데시네마가 재개관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스쿠터를 타고 붕붕 달려갔다.(항상 생각하는거지만, 이곳은 정말이지 스쿠터 타기 너무 좋은 동네다. 특히, 밤에 달릴 때는~~)
영화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는 강패(소지섭)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박사장을 살려줄 때(그 이유가 단지, 영화 속 대사가 멋있어서 응용해보느라) 어허. 이것 참..죽여야 할텐데. 여배우랑 정분 날때도 어허. 숙소를 노출하면 안되지(다행히 여자를 볼모로 삼아 협박하는 식상스런 장면은 없었다.), 감방에 있는 회장님한테도 너무 충성하면 안되는데 말이지.등으로 강패는 관객들을 걱정시키는 캐릭터다.
반면, 장수타(강지환)는 움직이는 트러블메이커지만, 어떻게든 살아나갈 것만 같은 인물이다. 배우로서라기보다는 사.내.아.이로서의 자존심이 앞서기에 강패와 실제 격투신을 벌이기 위해 열심히 운동에 매진하는 단순한 캐릭터다. 두 인물의 공통점은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곤란에 빠진 다는 점이다. 특히, 강패의 경우, 영화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 버리지만, 결국 느물느물한 박사장을 피튀기며 때려죽일 때는 그래. 이 놈이 정신을 차렸구나. 싶더라.
제대하고나서 처음 찍는 영화였기에 그만큼 고심한 느낌을 주는 소지섭의 연기는 100점 만점에 85점. 아직도 눈에 힘이 들어가 있지만, 앞으로 많은 기대감을 갖게 하는 몇 안되는 배우라 할 만하다. 소지섭의 아우라에 살짝 묻히기는 했지만, 강지환의 진지한 욕설연기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TV탤런트의 이미지를 벗어나기에는 아직 무리스럽지만, 이 영화를 계기로 또 다른 일면을 볼 수 있게 되어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