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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왕의 남자

by iamlitmus 2007. 3. 26.
감독: 이준익(황산벌) 배우: 정진영, 감우성, 이준기, 강성연, 장항성, 유해진(토지에서 일본형사 역), 정석용, 이승훈, 최일화(패선'70에서 국방부장관 역)

명동 롯데에비뉴엘의 시설은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전속모델이라고 '하지원관'도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금요일이라고 8천원이나 받는 것이더냐. 네가 CGV냐?) 장기기증증서를 제시하면 4천원에 관람할 수 있다.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여자보다 예쁘다던 이준기는 생각보다 선이 굵고, 배가 아닌 목에서 나오는 대사처리가 어색하게 다가왔다. 몸매관리도 해야할듯. 여성스럽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건장하다. (역시 강동원의 고운 라인을 따라갈 인물이 없다. 진정한 꽃미남은 고마운 마음이 불쑥 치솟아야 한다.) 감우성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특히, 직접 연기한 줄타기 솜씨는 인간문화재감이었다. '공길'을 아끼는 그의 감정표현은 능숙했고, 이전보다 여유로우면서도 짙은 색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정진영이 나오면서부터 이 영화의 판도는 뒤바뀌게 된다. 주위를 일순간에 긴장시키는 그만의 '아우라'는 쉴새없이 펑펑 터져대고, 아무리 미친 짓을 해대도 연민의 정을 느낄수 밖에 없게되는 연산 역할은 정진영을 통해 독특한 재해석을 이끌어냈다. 장녹수 역의 강성연은 어린애가 어른 흉내를 내는 느낌이 든다. 이 외에도 연기력이 탄탄한 중견배우들의 감초연기가 일품이다. 감우성과 이준기만으로 이끌어가기에는 부족한 부분을 그나마 이들이 열심히 메꿔주어 본전치기는 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친절한 감독의 느슨한 편집이다. 또한, 불필요한 장면들과 겉도는 주연들의 캐릭터, 높고 낮음이 없는 심심한 진행방식, 명확하지 않은 주제로 인해 미흡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