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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이비사[무라카미 류]

by iamlitmus 2007. 3. 26.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이정도 표현을 하면 금서가 되는구나..싶을 정도로 적나라하고 무자비한 섹스신들..더럽고 추하다고 느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하루키와는 다른 방법으로 허무를 표현했을뿐인데..

이 작품도 그런 맥락이다. 주인공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럽고 은밀한 이야기. 물론..기가 찰 정도로 야하다.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다.

주인공은 크롬냄비가 끓어올라 증발될 때까지 바라보는 일을 열심히 한 덕분에 말을 하지 않고도 에네르기파를 쏠수 있게 된다. 로맨스, 살인, 공포등 이미지를 한꺼번에 뭉뚱그려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도 있고 외국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할수 있다.

'이비사'라는 곳은 바르셀로나 앞바다에 떠있는 조그만 섬. 이곳은 주인공의 영혼 종착지가 된다. 세상을 인도하는 가이드로서의 종말은 어처구니가 없다. 양손,양발이 잘린채 나이트 클럽의 심볼이 되어 다른 사람들이 춤추는 것을 내려다보며 자아를 투영한다는 결말을 맺고 있는 것이다. 흠..헛소리다.  

우선, 그녀가 왜 그렇게 타락해야만 했는가.. 뭔가 다른 방법으로도 자아를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을 꼭 그렇게 변태적이고 추한 경험을 겪어야만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만약 내가 주인공 입장이라면 자아..그딴거 못 찾아도 좋으니까 그와 같은 과정들은 절대 사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