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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주말이 온다

by iamlitmus 2023. 8. 4.

미대오빠의 격리가 해제되었다. 어제 저녁에는 잔뜩 쌓인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부모님 집의 불꺼진 창문을 보며 애닳아 하길래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니 앞으로도 2주 동안은 떨어져 있을거라 한다. 잠깐 얼굴이라도 보고 오라고 해도 완벽하게 안전하다 싶을 때까지는 안간다는데 솔직히 내가 힘들다구.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잔소리꺼리를 잔뜩 모아놨다가 풀어놓는데 대답을 하면 한 마디도 안진다고 잔소리, 아무 말도 안하면 무시한다고 잔소리를 하니 어쩌라는 건지.  그의 부모님도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좋아하고 계시지 않을까.(이 말을 했더니 또 삐져서 성질 부림) 아이가 가장 예쁠 때는 잘 때라고 하더니 잔소리하지 않고 잠들었을 때가 제일 좋다.
 
해제 기념으로 시내에서 저녁을 먹자 하는데 처음에는 이 삼복더위에 어딜 돌아다니자는건지 했지만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겠어(난 격리기간동안 집에만 있어서 너무 좋았지만) 이참에 맛있는거 사줘야지.로 모드 전환. (어제는 도미노피자 파티를 벌여놓고 핑계도 좋다.) 사무실 근처는 우울하니 가능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기로 했다. 남친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호사스런 저녁을 먹었다. 맥주 1병을 곁들이니 행복이 차올랐다. 

조금솥밥 19,000원

 
가끔 대화를 하곤 했던 다른 팀 직원이 메신저로 직원 뽑냐고 묻는다. 자기가 추천한 기획자가 인터뷰를 봤는데 내가 속한 팀이라 했다며. 돼지가 나가기는 하나 보네. 글쎄요. 언뜻 듣기는 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네요. 라며 모르는 척 했다. 이러다가 내년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 되겠네. 뭔가 H이사의 계략에 빠진 듯한 기분은 뭐지. 난 이곳에서 오래 일할 생각이 없었는데 돼지를 쳐내기 위해서 나를 들여 앉힌 것 같단 말이지. 은행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있는 J부장이 소개해 줄 기획자가 없냐며 연락을 해왔다. 중급을 뽑는다고 하는데 단가를 낮춰서라도 가고 싶다. 
 
최근 당근거래 몇 개를 했다. 제빙기, 선풍기, 튀김기, 식기 건조대 등 사용하지 않는 물건 들을 죄다 처분하고 있는 중이다. 가능하면 물건을 들이지 않으려고 하지만 저항할 수 없는 아이템 몇 개가 있다. 문구용품(특히, 펜 종류), 칫솔, 치약, 책, 핸드크림, 립밤, 텀블러(컵 포함), 아로마제품, 에센스 스틱, 손수건, 사탕, 커피, 향수 등이다. 적다보니 그냥 다 사고 있는거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