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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최선을 다했던 적이 있었느냐

by iamlitmus 2009. 9. 15.
세탁소에 바지 수선을 맡겼다.
나팔모양을 일자로 잘라 주세요.
바깥쪽 붉은 스티지가 포인트였던 팬츠는
밋밋한 흰색 실로 촘촘히 메꿔져 있었다

빨간색 실을 주섬주섬 찾는 내게
양쪽모두 잘라내야만 했다며
내 눈치를 살피신다.
옆에 서있던 아주머니도 내 눈치를 보신다.
어쩔 수없지.

집에 와서 입어보니 나름 괜찮은 선이 나온다.
그럼 됐어. 쭉 뻗은 일자가 됐다구.

새로 구입한 자켓을 다림질하고 3천원,
바지 수선비 6천원.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면 된거다.

타인의 노력에 대해서 인정하자.
다른 이의 마음씀에 고마워하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포기하자.

피할 수 없다면 맞서야 하겠지만,
가능하면 부딪히고 싶지 않아.
그냥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이제 한달여 남짓 남았다.
나를 둘러싼 세계는 쉴새없이 나아가고
나는 그동안 달려왔던 속도를 조금씩 늦추고 있다.
한달 뒤 완전히 멈춰버렸을때, 열을 식힐 여유를 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완벽하게 뒤집어 질 것이다.
사람도 , 나의 세계도.
물론, 그 세계는 찌그러지고, 부서져버렸지만,
그것이 추하고 재생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