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을 부린 것같다. 눈을 뜨니 이런 풍경이 놓여져있다.
당근, 유리문을 열면 훅- 기운이.
냉방은 굿이지만, 이불 눅눅한건 어떻게 해결할텐가. 옥장판 한판이면 끝일텐데.
조식을 먹으러 가니, 온통 유럽인들뿐이다.
독일어인가. 러시아어인가.
한국인들이 없다. 제일 좋았다.
근처 맛사지샵에 가서 타이맛사지 가볍게 1시간 받아주시고,(250B=9,500원),
5분거리에 위치한 까론비치 슬쩍 들여다보기.
화이트닝은 나의 운명, 고로 자외선은 나의 적.
음. 바다군. 바다야.
주위 상점구경 다니다가 금새 지쳐 호텔로 귀환.
빠통근처 정실론 쇼핑몰에 갔다. 택시요금 400B=15,200원(정말이지 교통비가..무슨 유레일도 아니고..)
까르푸에서 화장품 몇 개와 Boots에서 바디용품 몇 개 구입. (몇 개씩이라고는 하나 거의 20만원 정도 나오더라.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분명한 자기합리화. 난 면세점에서 4만원어치만 샀고, 이 제품들은 한국에 없고, 있다고 해도 30%이상 비싸게 판매하고 있고, 다른이에게 선물로 줄 수도 있고, 뒀다 써도 되는 것이고..)
MK골드 수끼에서 식사. 일반 MK수끼보다 고급스럽고 국물맛이 담백하고, 친절하다.
대신, 서비스요금 10%추가.(979B=37,202원)
문제는 정실론에서 나와 찜해놓은 맛사지샵을 찾으러 가는 여정에서 발생. 비포장도로에 가로등 하나 없는 살벌한 뒷골목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길을 물어봐도 각각 틀린 방향을 가르키고, 택시는 커녕 툭툭이 하나 보이지 않고.
이때 발견한 것이 소방서. 이들은 알것이다. 주소를 잘 알아야 불을 끄러 갈테니까. 빙고.
우르르 몰려들어 이리저리 지도를 돌려가며 자기들끼리 한참동안 토론을 하더니, 어쩌구 저쩌구 손짓발짓을 한다.
어라. 그런데, 길을 찾고 보니, 아까 출발했던 정실론 정문이 다시 보인다. 알고보니, 뒷문으로 나가 가열차게 헤메고 다녔던 것. 거지같은 지도, 엉뚱한 길을 알려줬던 멍청한 주차요원. 그보다 가장 바보같은 나.
어쨌든, 가장 번화하다는 방라로드로 진입. 아...크리스마스때 강남역주변같은 이런 분위기. 난 싫지만, 동행에게 한번은 이런 곳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에, 그러면서도 '별루지? 안좋아하지?'라며 계속 세뇌를 시켰다.
준비편에서 봤던 똑같은 무대에 언니들이 춤을 추고 있다. 양쪽 2층무대에서도 춤추고 있고.
정작 이들을 구경하느라 더 북적거리는 곳은 건너편 술집이다.
아..정신없어. 빨리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다.
스타벅스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모카(120B=4,750원). 문제는 종업원들의 근무태도다. 저희들끼리 웃고 떠드느라 정작 중요한 주문내용은 엉뚱하게 나오고 있다. 크림 빼달라고 했더니, 자신있게 뭉게구름을 잔뜩 얹어 내놓는다. 옆에 있던 고객은 아메리카노 시켰는데, 왜 안주니. 종업원은 에? 그럼 새로 만들어드릴까요? 아니. 난 2개 시켰는데, 어쩌구..그럼 환불해드릴까요? 뭐 이런 식이다. 고객의 소리함에 저 애들 다 해고해라.라고 쓰고 싶었지만. 읽는 사람도 믿음이 안가서 그냥 패스.
여행지의 스타벅스에 갈때마다 텀블러를 구입하는 편인데, 가격이 거의 17000원이다. 우와. 게다가 프리음료도 없어. 그런게 어딨어. 전세계적인 공통 마케팅 정책이잖아. 라고 종업원에게 말하니, 에? 몰라. 노프리야. 텀블러만 사.그런다. 너희 알아? 상해 스타벅스 종업원들이 훨씬 더 영어잘해. 음. 그러고 보니, 방콕 종업원들은 잘했던거 같애. 여긴 푸켓이니까. 뭐. 가운데 보이는 조그만 컵셋트도 탐났지만, 참자, 참자, 참자 3번으로 마무리.
이곳은 까따비치. 내가 묵고 있는 까론비치보다 더 한적하고 외진 곳이지만, 해변과 리조트가 바로 붙어있어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호를 그리듯 완만한 부메랑 모양 해안선때문인지 좀 더 프라이빗하게 느껴진다.
서양인들은 참으로 선탠을 좋아하는듯. 빨갛게 익어 토마토색으로 변했는데도 그닥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까따마마.라는 해산물 레스토랑. 윙버스에서 극찬을 했던 곳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맛도 꽤 좋다. 귀찮은 파리들만 제외하면, 악소리 나는 화장실 수준만 제외하면, 불친절한 주인만 제외하면 나름 괜찮았던 선택.
카레가루와 야채를 넣은 게살볶음. 팟 퐁커리. 오른쪽은 직원에게 추천받은 새우튀김. 둘 다 성공적인 선택.
모든 여행은 딱 3일이 적당하다.
3일이 넘으면 여행기 쓰기도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