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한지 3개월이 지났다. 밥을 짓는 것처럼 처음에는 '센'기쁨이 있었고, '중간'정도의 익숙함과 어설픈 조울증도 얻었다. 고슬고슬한 밥을 먹기 위해서는 은근하게 뜸을 들여야 하는데, 아직 그 시기는 아닌 것 같다. 계속 오락가락 하는 중.
혼자살기1.을 읽으면서 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도 있었구나. 그녀도 나처럼 억지로 기운을 차리거나, 고개를 떨구기도 하는구나. 그러면서도 다시 씩씩하게 욕심많은 여자애로 살아가고 있구나. 약간 다른 점이라면, 그녀는 접시나 컵, 생활소품 등을 좋아하고, 난 내 몸을 감싸는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
혼자 사는 것을 기꺼이 즐길 줄 알고, 사람들을 소중히하고, 훨씬, 아주 많이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흔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준 예쁜 포토에세이. 어느새 팔각성냥곽에 빼곡히 담긴 성냥알처럼 남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해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