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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6월 근황

by iamlitmus 2024. 6. 9.

 

 

가족, 절친처럼 강한 관계가 아닌, 단골가게나 동네 지인 등의 약한 관계들을 통해 주고받는 행복이 더 크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나의 행복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을 수록 불행한 사회라고.

왜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혼밥을 좋아하는 재미있는 이유 등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11:30분부터 1시까지 주어졌던 점심시간을 1시간으로 조정한다는 내부지침이 내려왔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점심시간을 갖다보니, 엘리베이터도 붐비고 식당에서도 오랜 시간 대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11:30분부터 1차, 2차로 나눠서 가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1시간 반의 점심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나마도 10-20분 먼저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음. 점심 약속이 있을 때는 나도 그랬음.) 누군가는 불만을 터뜨릴 줄 알았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얌전하게 12시까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 내 입장에서는 잠깐 눈을 붙였던 시간이 줄어들었을 뿐 불만은 없다. 원칙을 따지자면 맞는 말이기도 하고. (아..그래서 다들 아무 말도 안하는건가.)

 

후쿠오카 1박2일 여행 계획은 연기(포기)했다.

갈까말까 망설임이 든다면 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아..3시간짜리 체력으로 가능할까. 여름이라 더울텐데. 쇼핑 하면 안돼. 지금 있는 물건들도 산더미야. 줄서서 먹는건 질색인데. 사람 많은거 너무 싫어. 그냥 호캉스 하는게 낫지 않나.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 이럴 바에는 집에서..)

계획은 다 세워놨으니 갈 마음이 동했을 때 가면 된다. 

 

요근래 체력과 함께 활력도 떨어졌다. 
인스타도, 유투브도 재미없다. 움직이는 것에 대해 질린걸까. 

나이가 들면 자연, 풍경, 꽃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그저 책만 읽고 있다.

매일 밤 11시경, 사이렌처럼 노래를 부르는 여자가 있다.

빌라 단지내에 공명으로 울려 퍼질 때마다 무섭다.

창문을 열고 내려다봐도 보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지도 않는다.
같은 소절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7-80년대 노래가 대부분인 걸 보면
나와 비슷한 연배라 짐작된다. 어쩔 때는 신청곡을 말하고 싶기도 하다. 
'연극이 끝나고', '그리움만 쌓이네' 같은 옛날 노래.

주말에 집에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위가 조여오는 것 같다.
항상 똑같은 사진 속에 들어가는 것 같다.
고령자의 입장에서 쓴 책을 읽었다.
그들은 너와 다르니 다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오야 소이치 '일억 총 백치화'
TV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에 'TV라는 미디어는 저속해서 TV만 보면 일본 인구 1억명 전체의 상상력과 사고력이 저하된다'는 의미.
'많은 젊은이들은 그때 즐거우면 되는 것, 순간적으로 폭소가 터져 나오는 것밖에 추구하지 않게 되어 인간의 영혼과 인생의 거대함을 전하는 소설을 읽지 않게 되었다.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을 바로 보지 않게 되었다. 타인의 고통과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 좋은 소설과 대치하려면 나름의 정력이 필요한데, 그 정력과 그에 동반되는 노력을 아끼며 사회로 나간다.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된다. 무서운 일이다. 애석하게 여겨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