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4 엑소더스[무라카미 류] 파키스탄 국경 근처의 아프가니스탄. 일본인임이 분명해 보이는 10대소년이 반란군의 편에 서서 인터뷰를 한다. 이곳에는 이지메가 없다는 말에 모든 일본인 중학생들은 집단등교거부를 하게 된다. 그들의 목표는 그들 스스로 교육제도를 개혁하는 것. 물론, 어른들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은 이런 사태에 대해 철저하게 무시하는 입장을 취한다. 컴퓨터에 익숙한 10대들은 그들만의 조직력을 갖추게 되고 전문성을 갖춘 소수의 인원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일본을 장악하게 된다. 교육, 경제..심지어는 주가에 영향을 끼칠수 있게 되고 훗카이도라는 지역을 그들만의 소우주로 삼게 된다. 그들만의 통화를 발행하고, 발전소를 설립하며, 국가의 간섭없는 꿈의 도시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는 모든 것이 있지만 희망만은 없다는 퐁짱(주.. 2007. 3. 26. 속 깊은 이성친구[장 자끄 쌍뻬] 그동안 읽어왔던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무게감이 실려 있는 작품. 사랑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사랑을 끝내려 하는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새로운 사랑에 두근거리면서도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거나,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맘속의 상처를 입은 이들의 짧은 이야기들은 적잖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나조차도 내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누구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비밀을 간직한 이들은 이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2007. 3. 26.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로맹 가리] 프랑스문학의 거장들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 프랑스 문학은 그 나라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함축적이고 난해한 주제들을 주로 한다. 철학적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삶의 뒤안길에 잠시 멈춰서서 무한한 생각에 잠기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 우리가 집착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부질없음을, 모든 것은 무한함을 중얼거림처럼 들려준다. 그러나 좁은 틈새마다 배어나오는 유머감각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욕잘하는 처녀와 예측 불가능한 남자와의 사랑이야기는 너무나도 유쾌하다.조롱하는 것이 아닌, 가벼운 왈츠같은 느낌이다. 자신의 몸에 거미가 들어온다는말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고 오히려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여자의 이야기는 기발한 반전으로 끝을 맺는다. (결론은..말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읽기 어려운 책임에는 분명하.. 2007. 3. 26. 중국에서 온 편지[장정일] 진시황제의 장자인 부소의 입을 빌려 평소에는 가늠키 어려웠던 중국역사의 한 부분을 서술했다. 사마천의 '사기'에 적혀있는 부소에 대한 언급은 딱 두군데 뿐이다. 유생들을 탄압하는 진시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가 머나먼 변방으로 유배를 떠나는 부분과 진시황의 죽음후 왕위를 노린 세력이 보낸 거짓 편지로 인해 자결하는 부분. 역사적 실존 인물들인 여불위, 환관 조고, 승상 이사, 몽염장군들을 등장시켜 짧고 재밌는 일화처럼 서술한 탓에 쉽게 읽혀지는 반면 분위기에 맞지 않는 작가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어투와 재밌지 않은 유머로 인해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소재와는 달리 역사를 다루는 저자들은 좀더 진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처럼 원형을 부수지 않고 작가.. 2007. 3. 26. 이전 1 ··· 497 498 499 500 501 502 503 ··· 5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