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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정석원 흐린 날씨에 듣기 좋은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을 좋아한다. 넬처럼 '그래. 이럴바엔 그냥 죽어버리자' 정도는 아니지만, '다 부질없다. 뭐가 그리 중한가. 알아서 할테니 너나 잘하세요.'류의 시니컬함이 묘한 안정감을 준다. 앨범이 아닌 작가로서의 이석원은 까다롭고 지극히 예민하기 그지없는, 한마디로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모두를 피곤하게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나도 그랬는데, 그도 그랬었구나.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오히려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몰래 훔쳐보듯 그의 책은 꾸준히 찾아 읽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나름 고심한 끝에 작가 스스로 룰을 정하고 실행했었던 1년간의 고행을 담아냈다. 곪은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복돋워주는 내용이 아니라, 나 이랬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있어. 잘된 것도 .. 2021. 12. 24.
2021년 12월 23일 부스러기 세상만사 전부 무심하지만 커피만큼은 진심인 미대오빠가 이디야의 신메뉴를 마셔보고 싶다고 해서 베키를 타고 나갔다. 더블 토피넛 라떼와 더블 토피넛 위드샷의 차이를 물어보니 커피가 들어가고 안들어가고의 차이라고 한다. 라떼에 커피가 안들어간다고? 무슨 말이지? 스벅의 토피넛라떼와 거의 유사한 맛인데 머리가 찡할 정도로 달다. 혀를 데일 정도로 뜨거운 음료를 좋아하는데, 크림 탓인지 어정쩡한 온도도 맘에 안든다. 부릉부릉 베키를 타고 리치몬드제과점 성산본점에 갔다. 시그니처 메뉴인 밤파이는 품절이라 밤식빵을 골랐다. 얼마나 밤이 많이 들었는지 묵직하다. 생각없이 이것저것 집어들었다가는 탈탈 털릴 수가 있으니 조심. (크리스마스 케익을 살까 해서 들여다보니 제일 작은 크기도 4만원이 넘음) T멤버십 10% 할.. 2021. 12. 23.
에세이 만드는 법-이연실 어렸을 적부터 무언가를 읽는 것을 좋아했다. 인터넷도 없던 협소한 세계에서 책은 저렴한 해방구가 되어 주었다. 돈도 안되는데 쓸데없이 책만 산다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차곡차곡 쌓아 놓는 희열감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고, 지금도 그 꿈은 여전하다. 기획자라는 직업은 작가와 비슷했다. 목표를 정한 뒤 요건을 확인한 후 일정을 맞춰 계획을 세운다. 목차를 두고 각 화면마다 상세화시켜 흐름에 맞게 연결한다. 최종 산출물이 나오면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는 팔불출이 된다. '잡문'이라고 불리우는 장르지만 가장 치열한 분야인 에세이를 출판시장에 내보내기 위해 수많은 고충을 겪어온 14년차 베테랑 편집자가 쓴 책이다. 보통 편집자는 작가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교정을 하는 직업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2021. 12. 23.
2021년 12월 22일 부스러기 쿠팡플레이 1개월 무료체험 중이다. 2008년부터 방영한 '멘탈리스트'를 보기 위함인데, 시즌7까지 시청할 수 있다. 타인의 심리를 읽는데 능한 주인공이 아내와 딸을 살해한 레드존을 찾기 위해 CBI의 고문으로 참여하여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스토리다. 기획자도 사람을 대하는 직업인지라 이런 류의 장르는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오후에 스케치를 공부하고, 운동삼아 베키를 타고 외출했다. 며칠 동안 시동을 걸지 않았는데도 한번에 부릉해주니 짠하기도 하고 대견하다. 살고 싶은 동네 중 하나인 연희동에 위치한 궁동공원은 을씨년스러웠지만 그만큼 한적해서 좋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가보고 싶다. 주차장 올라가는 길이 너무 급경사여서 1단으로 내려서 당겼는데도 버거워하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높은 곳에 올라 .. 2021.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