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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46

이비사[무라카미 류]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이정도 표현을 하면 금서가 되는구나..싶을 정도로 적나라하고 무자비한 섹스신들..더럽고 추하다고 느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하루키와는 다른 방법으로 허무를 표현했을뿐인데.. 이 작품도 그런 맥락이다. 주인공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럽고 은밀한 이야기. 물론..기가 찰 정도로 야하다.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다. 주인공은 크롬냄비가 끓어올라 증발될 때까지 바라보는 일을 열심히 한 덕분에 말을 하지 않고도 에네르기파를 쏠수 있게 된다. 로맨스, 살인, 공포등 이미지를 한꺼번에 뭉뚱그려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도 있고 외국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할수 있다. '이비사'라는 곳은 바르셀로나 앞바다에 떠있는 조그만 섬. 이.. 2007. 3. 26.
허니문[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는 하루키/류와 더불어 일본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알려져 잇지만, 그다지 내 주의를 끌지는 못했다. 내가 싫어하는 '착한나라'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루키처럼 담백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류처럼 적나라하게 솔직하지도 않다. 여자에 의해 씌여졌다는 것이 너무나 확연하게 드러날정도로 이쁜 말, 이쁜 색각, 이쁜 풍경들 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옆집에 사는 남자아이와의 정신적 교류, 주인공 스스로의 자아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현실에 적응치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미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보기 싫은 것은 안보면 되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누구나 이들처럼 아름다운 것만 대하며 행복감을 스며들게 한다면 그것.. 2007. 3. 26.
진술[하일지] 화자는 단 한명, 국립대 철학교수인 주인공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진술로만 이루어져 있다. 10년전, 제자와 결혼한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주인공은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여행을 왔다가 경찰에 의해 끌려오게 된다. 처남의 살해혐의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들은 그는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지만, 조목조목 논리를 따져가며 얼토당토않은 오해를 풀고자 내키지 않는 진술을 하게된다. 그의 전처와의 관계, 외국유학 시절의 고달픔, 그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는지에 대해서까지..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떻게 주인공이 이런 혐의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질 것이다. 그러나 점점 진도가 나아갈수록 이 주인공의 진술이 어딘가 모른게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같은 이야기를 쉴새없이 반복하며 다른사람과는 다른.. 2007. 3. 26.
우스운자의 꿈[도스토예프스키] '백야'와 '우스운자의 꿈'을 묶은 소설집.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계속 같은 줄을 읽거나 딴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열린책들에서 나온 하드보드 정장본에 익숙해져 있던 나로서는 단지 출판사와 활자크기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혼돈스러웠다. '백야'는 진심으로 교감할 수 있는 연인을 갈망하는 주인공이 애인으로부터 버림받은 한 여인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의 고통을 위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점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 주인공. 그녀도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남은 것은 행복뿐인 것만 같던 순간, 갑자기 그녀를 버렸던 옛애인이 나타나 그녀와 사라지고 만다. 그는 황망히 서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를 증오하기보다는 단 1분간이라도 행복감을 느끼게 ..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