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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곡성-스포일러 대박

by iamlitmus 2016. 5. 16.

곡성은 바로 여기다.

영화는 무섭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영화평이 극과 극을 달리하는 지라 살짝 고민했지만, 그래도 감독과 배우를 믿고 선택했다가 대박 건짐.

영화 시작에서 보여주는 미끼에서부터 관객은 걸려들기 시작한다.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그 원인은 얼마전 마을로 흘러들어온 일본인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도 그저 남의 일이다 싶었지만, 정작 자기 딸이 눈이 뒤집어지기 시작하자 사건은 격하게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천우희가 던지는 돌맹이처럼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증거 아닌 증거에 마을사람들은 동요하고 관객들도 계속 의심을 번복하게 된다.

 

왜 하필 자신의 딸이었냐는 질문에 '그건 딸의 아버지가 먼저 의심했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일본인의 집에 찾아 갔을 때 관객은 분명 그가 범인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무당도 그가 헛귀신이라며 살을 날리는 굿을 해야 한다고 했고, 굿판이 점점 뜨거워질 수록 이런 무속 신앙이 먹히는 것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천우희가 나타났지만, 그녀는 약간 신기가 있는 무녀던가 아니면 착한 귀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관객들은 천우희를 의심하게 된다. 황정민이 그렇게 말한 것도 있지만, 이러저러한 상황을 떠올리자 그녀가 헛귀신이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하는거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믿어야 한다고 애원했지만, 주인공은 결국 그녀에 대한 의심을 굳히고 만다. 관객들도 그런 그를 따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의심은 깊다.

 

아직도 흩어져 있는 단서들은 몇 십개인데, 그것을 답해줄 이는 아무도 없다. (주인공들은 다 죽어버렸고, 앞으로도 죄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음)

1. 악마의 손에 구멍이 있는 것은 뭐지. 예수님의 못자욱인가? - 악마는 부사제를 조롱하기 위해 십자가 못자욱을 만들어 보여준 것이다.

2. 일본인은 왜 죽은 건강원 남자를 살리려고 한걸까. - 그는 건강원 남자를 좀비로 만들려고 했다.

3. 독버섯을 먹어서 환각작용을 일으킨 것 같긴 한데, 일본인이 그것도 의도한걸까? -몸에 이상한 부스럼이 나거나 환각을 일으키는 것은 일본인이 대상의 물건으로 저주를 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 독버섯으로 인해 사람들이 환각작용을 일으켰다는 의견도 있다. 영화 곳곳에 심어놓은 독버섯에 관한 단서가 그렇다. 나도 한표!

4. 효진이 할머니도 한패인건가? 정말 자기 손녀를 재물로 바칠 생각을 할 정도로? 아니다. 그녀도 희생자다. 황정민이 악마숭배자라는 사실은 몰랐다. ->효진에게 먹이는 약은 독버섯약이 맞다. 그거 먹고 효진이 다시 확 돌아버렸다.

5. 효진에 몸에 씌인 귀신은 일본인의 분신이 들어간건가? - 병원에 갔을 때 간호사를 바라보던 음흉한 눈빛에 비추어 일본인 분신이라고 여겨진다. 추후 굿을 할때는 천우희가 들어가 효진이를 보호한 것이다. 황정민이 굿을 멈췄을 때 일본인에게 역살이 들어가서 타격을 주게 된다.  

6. 일본인이 헛귀신이라면 상처를 입을 뿐 죽지 않는건가? - 사람들의 의심이 커질 수록 악마의 힘은 더욱더 커져간다는 의견. 차에 치이고 절벽으로 떠밀려졌을 때 죽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로 인해 죄를 지은 아비때문에 천우희가 효진을 지켜줄 수 없게 된다. -> 절벽에서 떨어진 후 악마로 다시 살아났다는 의견이 있다. 나도 한표!

7. 황정민과 일본인은 한패였는데, 나무인형에 못을 박을 때 왜 일본인과 효진이가 괴로워한건가. - 한 패라기보다는 둘 다 악마숭배자다. 황정민이 살을 날린 것은 효진이를 향한 것이었고, 일본인은 건강원 남자를 좀비로 만드는 굿을 한 것이다. 영상을 교차편집하여 관객이 착각하도록 만듦.

 

아직도 열린 결말을 두고 이러저러한 의견이 많은데, 이제 그냥 그런가보다 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