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랑쉐,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야쿠쇼 코지, 아드리아나 바라자
네 가지 이야기속에 얽혀있는 서글픈 군상들의 모습
순서대로 말하자면, 한 일본인이 모로코에 가서 사냥을 했고, 감사의 표시로 가이드인 모로코인에게 사냥총을 선물했고, 그 사냥총을 이웃 주민에게 팔았고, 그 아들들이 염소몰이하러 나가서 시험삼아 쏜 것이 근처를 지나던 미국인 관광객을 맞혔고, 그 와중에 미국인 부부의 보모는 아이들을 데리고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을 넘는다.
이 영화의 주된 감성은 슬픔이다. 자살한 어머니를 잃은 벙어리 소녀, 죽음에 임박한 아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남편, 단순한 장난으로 인해 형을 잃은 동생, 어이없는 사고로 인해 16년동안 살았던 미국에서 추방당하는 멕시코 여성 등 지구촌 구석에서 벌어지는 저마다의 참혹한 슬픔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삶의 단면을 나타낸다. 혹자는 이 영화가 강대국과 약소국간의 극명한 차이와 함께 치졸한 제국주의의 우월감으로 가득차있다고 비판했지만, 감독의 의도는 그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역경을 헤쳐나가거나 새로운 희망을 품는 것이 아닌, 어쨌든 받아들여야만 하는 인생의 서글픔을 그려내고자 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