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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전집(1-5)>더글라스 애덤스

by iamlitmus 2007. 3. 26.
1978년 6부작 라디오 드라마 시리즈로 시작된 히치하이커는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TV드라마, 연극, 음반, 컴퓨터게임 심지어 타올(이 시리즈에서 타올은 굉장히 중요한 소품 중 하나이다.)에 이르는 버전으로 확장되었고, 2001년 작가가 사망하기까지 총 5권에 이르는 방대한 시리즈를 일궈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버전은 이 중 1권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원작 못지 않은 개성을 갖추고 있다.(비록 단1개의 개봉관에서 상영하는 수모를 겪었을지라도) 작가의 머릿속에 웅크리고 있던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기존의 틀을 무시한 채 허락된 방종과 발칙함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어떤 시리즈를 읽어도 무관할 만큼 스토리의 연관성은 그리 높지 않으며, 중간중간에 끼워져 있는 뜬금없는 헛소리(작가는 심각하게 읽지 말라는 친절함도 갖추고 있다.)들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익하다.

다양한 외계생물들이 등장하다가도 불현듯 우주의 원리에 심취하는가 하면, 불분명한 과학적 논리들을 몇 페이지에 걸쳐 나열한 뒤 '어차피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까지 해주는 작가의 센스라니. 이 시리즈들을 읽으며 참으로 행복했고 유쾌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버전을 먼저 본 뒤, 딱 내 스타일이다. 생각되는 독자들만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