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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저 여자 안좋아하는데요

by iamlitmus 2007. 3. 26.
친구들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보여줄때마다 가장 두려워하는 이는 바로 나다. 그들이 잊고 싶어하는 기억을 주르르 꿰어 차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 여자 안 좋아하는데요.
라고 말하면 십중십십 눈을 크게 뜬다. 아니,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하는것이 더 웃긴 일일진데, 왜들 그리 진기해하는지 모르겠다.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동성도 선호하는 타입이 있게 마련이다.

난 강인한 여자를 좋아한다. 어렸을때는 화장실갈때 왜 손을 꼭 부여잡고 같이 가야 하는지를 (심지어는 같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해할수 없었다. 혼자서 영화를 본다거나 지나가다 식당에 들어가 1인분을 주문하는 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여자는 일단 제외. 툭하면 쓰러지거나, 쥐나 벌레를 보면 기겁을 하며, 감성적이고 예민하기 그지없어 스치는 바람에 조차 괴로워하는 여자도 곁에 둘수 없다. 여자니까, 여자여서 못한다는, 혹은 참는다는 말은 내 사전에는 없는 표현이다.

난 나보다 나은 여자를 좋아한다. 좋은 옷이나 값비싼 핸드백을 가진 것이 아닌, 기막히게 예쁘거나 많이 배운것이 아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못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다행히 그들이 잘 하지 못하는 몇가지는 내가 수월히 해낼수 있으니 이 얼마나 돈독한 상부상조란 말인가.

항간에는 내가 지나치게 꽃미남을 선호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많은 소리가 들리는데, 아니..이쁘다는 말도 못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