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닐곱 살 무렵에 난 유괴당했다.'
라일라가 유괴당했다는 사실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자루에 넣어진 뒤 노파에게 팔려간 라일라의 삶은 언뜻보면 안온한듯 보이지만, 노파의 죽음과 함께 그마저 빼앗기게 된다. 이후 거리의 여자들과 함께 지내게 된 라일라는 거칠고 잔혹한 세상으로 내던져진다. 끊임없는 두려움과 어둠속에서도 자신을 찾기위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 라일라는 수많은 역경을 겪어내며 자신의 근원지인 아프리카에 다다르게 된다.
라일라는 사고로 인해 한 쪽귀가 들리지 않는 대신, 다른 감각, 즉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극도로 예민하다. 항상 누군가에게 쫒기는 듯하고, 실제로도 그녀에게 위해를 가하는 이들로부터 무방비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점점 더 어둠속으로, 자신의 그림자를 만들어 그 속에 숨게 된다. 수많은 할큄으로 인한 상처를 움켜쥔 채 끊임없이 표류했던 그녀에게 있어 아프리카의 모래 사막은 그동안 겪은 모든 고난을 부드러운 모래능선으로 소리없이 덮어준다.
책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