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일할 때 노는 삶을 살자고 미대오빠와 약속했다.
월차를 낸김에 여의도 선착장에 있는 애슐리 퀸즈에 갔다.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지만 운좋게 구석 창가자리에 앉았다. 음식이야 애슐리 메뉴맛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몇 년만에 가본거여서 그런지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벤치에 앉아 한강변을 바라보며 멍때리기를 했다.
/오빠. 우리 이제 앞으로도 남 일할 때 맛있는거 먹고 놀러 다니자.
/그렇게 하려면 너 방콕 가지말고 일해.
방콕 여행은 티켓을 끊기는 했지만 아직도 갈까말까 고민 중이다. 1시간만 돌아다녀도 급피곤해지는 메롱 체력에, 2주동안 혼자서 뭐하고 놀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국내 여행을 간다면 같이 가주겠다고 하니 흔들리는 것도 있고.
장수돌침대를 사러 갔다.
미대오빠 아버님의 침대를 사기 위해 장수돌침대를 사러 갔다. 돌침대 가격이 이렇게 비싼 줄 첨 알았다. 한번 달궈지면 온기가 오래가고 여름에는 차가워서 시원하게 잘 수 있다고 한다. 싱글 기준 약 200만원 정도인데, 이래저래 할인받아서 160만원 정도에 구입했다. 서울페이로 결제하면 10%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지역 잔여분이 있어야 가능)
선거라면 지긋지긋하다.
대통령 선거에 대한 실망이 가시기도 전에 서울시장 및 지역구 선거를 앞두고 있다. 길만 나서면 확성기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 뉴스를 보면 화가 나서 아예 보고 싶지 않다. 그래도 투표해야지. 될 때까지 해야지.
살이 너무 쪘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숫자를 갱신중이다. 확실히 나이가 드니 운동을 해도 빠지지를 않는다. 아무리 적게 먹어도 움직임이 적으니 몽땅 체중으로 옮겨가는 것 같다. 베키를 타고 다니면서부터 걷는 양도 엄청 줄었다. 점심때라도 산책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하니 잠을 자게 된다. 몸이 무거우니 점점 더 쳐지고 기분도 가라앉는다. 악순환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긴장해야 한다.
게으른 것인가. 번아웃인가.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습관적으로 유투브나 인스타그램만 들여다보고 있다. 수첩에 적지 않으면 하루종일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림일기를 쓴 지도 오래됐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따가 그림일기에 써야지.해놓고 그냥 안한다. 미대오빠랑 함께 보내는 시간은 물론 즐겁다. 하지만, 혼자 있거나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는 세상만사 다 귀찮다. 그나마 이런 기분을 바꿔주는 것은 베키를 탈 때인데, 출퇴근때 온갖 배달바이크와 택시들에 시달리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 가끔씩은 교외로 라이딩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냥 생각만 하고 안한다. 뭘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벌써 지친다. 작년 번아웃에서 회복됐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그냥 쉬어가야 하나. 그래서 방콕 여행도 계획한 것인데.
내일부터는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연습을 다시 시작한다. 문제집 풀이도 한 장씩 잘라서 일일학습지처럼 풀 계획이다. 어떻게든 하자. 게으름 피우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누가 얼굴 보자고 해도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피했었는데 사람들도 만나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