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를 했다
7장이나 도장을 찍었지만 누군지도 모른다. 미대오빠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것이기에 무조건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욕지기가 치밀어오르지만 그래도 지켜봐야 한다.
망원한강지구 스타벅스
저녁을 먹고 한강변을 산책하다 들렀다가 엄청난 인파에 순식간에 외출에너지가 고갈됐다. 주말의 한강고수부지는 진정한 헬이다. 한강에서는 치킨과 맥주, 라면을 먹어야 한다는 국룰이 있는 것일까. 물비릿내에 섞여 라면그릇과 나무젓가락이 산처럼 쌓이고 있었다. 내 얼굴밖에 안비치는 창가에 앉기 위해 서성대는 사람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카페라떼를 기다리며 이건 우크라이나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풍경은 다르지 않았다. 텐트와 돗자리를 빌려주는 가게들은 분주하고 사람들은 길가까지 펼쳐진 파라솔에 앉아 한 손에는 닭다리를, 남은 한 손은 술잔을 들이키느라 정신이 없다. 가게마다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나 다시는 주말에 한강 근처도 가지 않으리라.
술을 끊었다.
오래전에 함께 일했었던 K차장과 저녁을 먹었다. 원래는 딱 1병만 마시기로 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잔뜩 취해버렸다. 다음날 그 다음날까지도 숙취가 가시지 않았다. 숙취는 둘째치고 내 자신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 점점 차올랐다. 도대체 왜 스스로 제어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 술을 끊겠다는 선언을 하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미대오빠였다.
/너 말을 그렇게 해놓고 열받는 일 있으면 또 마실거잖아.
/그땐 그때고. 지금은 끊을거야.
제발 어른 좀 되자.
게으름을 부시는 법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계속 침대에 누워있기는 하지만 일단 눈은 뜬다. 실망하지 않는다. 토지는 13권을 읽고 있다. 몇 장이라도 읽고 요약한다. 이 외에도 몇 권을 동시에 읽고 있다. 무기력증이 몰려 올 때는 아주 작은 순간으로 잘라서 조그만 일을 하고 만족감을 느끼려고 한다. 가령,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갠다던가, 책상을 정리한다던가, 얼른 샤워를 하고 잘 준비를 한다던가. 결과물이 작아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사소한 것들이 쌓여 언젠가는 뭔가 보이겠지.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아까워하고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영화를 봤다.
자산어보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연기 좀 한다 하는 배우들은 죄다 모아놨다. 스토리도 좋았고 영상미도 훌륭했다.
나의 해방일지 끝
대사들도 주옥같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우울한 작품이었다. 이민기의 연기를 보면서 놀랐다. 구씨는 멋있지만 불안감을 주는 사람은 별로. (마지막에 구씨 죽으러 가는건가?)
베터 콜 사울 시즌 6
넷플릭스답지 않게 매주 1편씩만 오픈하고 있다.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브레이킹 베드를 보면서도 너무 힘들었었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 브레이킹 베드 세무사편이라 불리우는 오자크도 마찬가지.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4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빠져드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