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6 나만이라도 사람처럼 살고 싶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지은지 21년차 아파트이다. 수리는 커녕 도배나 장판도 바꾼 적이 없는 터라 말그대로 낡음 그 자체이다. 가구나 가전 또한 버리는 법을 모르는 노인네들인지라 스파크가 나면서 터지지 않는 한 뭘 사는 법이 없다. 10여년전인가 재개발 딱지를 샀지만, 입주는 커녕 원주민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첫 삽질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사갈거니까 집에 돈 들이는 건 낭비라고 입버릇처럼 우겼다.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나로서는 집은 그저 숙소의 개념 정도 수준이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이사를 해서 인테리어를 하고 매일 쓸고 닦는 것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어느 순간부터 집에 들어올 때마다 곰팡이가 잔뜩 끼어 있는 욕실, 전등이 어두워 커버를 벗겨내어 창자를 드러낸 방 조명, 정리가 되지.. 2019. 6. 12. 아니면 말구 힘들긴 하지만 어쨌거나 익숙한 곳을 떠난다는 것에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도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은 없다. 출근하고나면 역시 최적의 선택이었다는 확신이 든다. 인수인계 문서 작성 중이다. 너무나 많은 일을 하고 있었구나. 이 대단한 사람 같으니라구. 자존감 만랩이다. 2019. 6. 12. 금주까지는 아니지만 저녁을 먹으며 맥주 한 병을 마셨다. 없던 술버릇이 생겼는데, 일단 너무 졸리다.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주말아침 푹 자고 일어나 한잔만 마셔도 졸린 것을 보면 술에 약해진 것이 분명하다. 바람직한 변화이다. 체해서 다 토했다. 변화가 지나치다. 2019. 6. 11. 그녀에게 출근길, 버스에서 한 남자가 시비를 걸어왔다. 자기가 말하다가 점점 화를 내는 남자에게 대꾸하기도 싫었지만, 아침부터 뭘 그렇게 인상을..쉿. 조용히 하세요. 그렇게 더우면 잠바를 벗던가. 껴입고는 덥대.라고 대꾸하니 그 남자는 당연하게도 더 화를 내기 시작했다. 소리지를 힘도 없고 피곤해죽겠는데 이 씨발새끼가 진짜...순간, 옆에 있던 여성이 그걸 왜 강요하냐며 편을 들어준다. 남자는 순간 당황해서 그녀에게 화살을 돌렸지만, 다시 한번 그걸 왜 일방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냐구요.라고 하자 알았어,알았어.라며 버스에서 내렸다. 아..나도 그렇게 대응했어야 하나. 좋은 대화방법이었어. 고맙습니다. 2019. 6. 11. 이전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5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