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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다 모임을 마치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경찰청 건너편이어서 그런지 빈 택시는 커녕 합승도 안된다. 하는 수 없이 10여분을 걸어 회사 근처로 왔더니 역시나 택시가 많다. 순간, 길을 건너오는 한 무리의 여자들 중 눈에 익은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H.대.리. 아니, 이젠 H과장이구나. 오늘 승진턱을 낸다더니 바로 그 모임이었나보다. 택시에 올려타려는 나를 다시 끌어내어 한 잔 더 하자고 난리다. 이미 충분히 마셨고, 내일 당직이어서 안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문을 열고 있는 술집을 찾아 헤메고 있는 틈을 타 얼른 도망쳐 택시를 잡아 탔다. 서운해도 어쩔 수 없다. 나도 살아야지. 2007. 4. 8.
[전시] my HER STORY plus 뉴욕에서 날아온 일러스트레이터 박지현의 그녀와 스토리, 그리고 패션이 있는 일러스트 전시회가 4월 10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아트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패션 잡지 보그, 엘르 등 잡지를 비롯해 여러 광고들, 최근 트렌디 북인 , 카일리 미노그의 북 작업 등을 진행했던 작업들은 물론 그녀만의 이야기가 담긴 개인 작품들로 꾸며진다. ▶ bride ▶ 카일리 -펭귄 퍼블리싱 UK, 2006 전시 기간 : 2007. 3. 23 ~ 2007. 4. 10 전시 장소 : 롯데 에비뉴엘 9층 아트 갤러리 전시 문의 : 02-2118-6107 2007. 4. 4.
[Book] 길위의 생 - 나쓰메 소세키 '길위의 생'은 나쓰메 소세키의 자전적 소설로서 영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공이 겪는 일상의 고단함과 주변인들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작가의 느낌 세밀한 심리묘사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어렸을 적 잠시 겐조를 맡아 길러주었던 양부는 겐조가 직접 쓴 증서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 한다. 병든 누이와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매형또한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인물들 중 하나다. 아내와도 사이가 좋지 않은 겐조는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마치 그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본의 대표적 사소설 작가답게 뚜렷한 사건의 진행보다는 치밀하고 꼼꼼한 심적 진술이 뛰어난 작품이다. 인간의 삶은 미완의 길이며,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이러한 결말없는 생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는 큰 줄기를 밑바탕으로 .. 2007. 4. 3.
[영화] 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연애의 목적) 출연: 송강호, 박지영, 오달수, 윤제문, 최일화 '친구'를 시점으로, 조폭마누라,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이어 사생결단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계는 조폭이라는 소재를 죽기살기로 우려먹고 있다. 이 영화 또한 그 줄기에 합류하고 있지만, 약간 다르다면 조폭의 가족애에 그 촛점을 맞췄다고나 할까. 10년째 중간보스를 맡고 있는 일구는 밖에서는 폭력, 협박에 익숙하고, 무서울 것이 없는 조폭이지만 집에서는 아내에게 구박받고, 자식에게 무시당하는 한국의 전형적인 중년남자다. 특히나 귀엽기 그지없었던 딸은 아버지가 칼에 찔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일기에 적을 정도로 싫어한다. 조직내 세력을 둘러싼 배신과 끝날 것 같지 않은 폭력 속에서도 일구가 이를 악물고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가.. 2007.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