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4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1,2> 바르가스 요사 은근한 불로 끓여야 제맛이 나는 한국음식과도, 화라락 타오르는 불길속에서 튀겨지는 중국음식과도, 날로 회를 쳐서 만드는 일본음식과도 다른, 남미음식의 특징은 풍부하면서도 화끈한 양념과 곁들여지는 그들만의 여유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더운나라다운 남미 특유의 활기와 함께 빛을 발하는 유머러스함을 몽땅 슬어담은 종합선물같은 작품이다. 18세의 청년인 주인공은 지금은 비록 지역라디오 방송국에서 짜깁기 뉴스나 내보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파리의 다락방에서 명작을 쓰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청년이다. 그는 주위의 느슨한 인생들을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들과 그닥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커다란 인생의 전환점이 된 두 인물이 등장한다. 한 사람은 볼리비아에서 온 훌리아 아주머니, 다른 한명은 라.. 2007. 3. 26. <사랑의 야찬> 미셀 투르니에 프랑스 지식인들의 위선에 신물이 난 한 인텔리 여성은 정반대로 거칠고 과묵한 뱃사람을 선택하지만, 그 침묵 또한 공허함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서로 이별하기로 결정한다. 이별의식이 치뤄지는 밤, 손님 19명을 초대하여 그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듣게 된 부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프랑스판에는 19편의 단편이 실려있으나, 이 책은 국내에 미발표된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수는 적은데 책은 만들어야겠기에 가끔씩 보여주는 삽화와 한 페이지도 다 채우지 않은(딱, 절반이다.) 레이아웃으로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본전 생각도 나겠다. 그 중 가장 괜찮은 작품은 복수를 위한 인생을 사는 한 남자에 관한 '불꽃화학제조술'과 대를 이은 피비린내나는 복수를 다룬 '앵거스'이다. 특히, 전작인 '불.. 2007. 3. 26. <이상문학상 수상작>몽고반점 外 10명의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한강의 은 예술을 빙자하여 처제에 대한 형부의 육욕을 합리화시킨 작품이다. 처제의 몸에 남아있는 몽고반점을 통해 예술적 승화를 열망하는 실패한 아티스트의 어긋난 몸부림은 현대문학의 '몸담론'을 적절하게 표현해냈다는 갈채를 받으며 당당히 수상작에 올랐다. 한정된 밥그릇을 두고, 서로 나눠먹기에 급급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문학상 부문이다보니, 매년 수상작이 발표될때마다 그 형평성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한겨레 문학상 작품들은 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강의 또 다른 작품인 '아기부처'는 날실과 씨줄이 촘촘하게 짜여진 고운 결을 보여준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차분한 전개로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공들여 썼음을 느끼게 한다. 이 외의 6작.. 2007. 3. 26.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주인공의 사고방식은 제목처럼 항상 심드렁하거나 시니컬하다. 타인이 다가오는 것도,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두려워하는 소심쟁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있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하려면 시니컬해지는 수밖에 없다. 1984년생. '아쿠타카와상' 최연소 수상자이다. (아쿠타카와는 '라쇼몽'의 작가) 깔끔하고 감각적인 언어, 독특한 화법을 가졌다는 평을 듣고 있는 어린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다. (무라카미 류, 요시다 슈이치도 수상한 적이 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지루한 학교생활, 유치하게만 보이는 친구들, 스스로를 가둬버린 주인공은 자기와 마찬가지로 좁은 세계에서 웅크리고 있는 같은 반 남자애를 주시하게 된다. 스토커 수준을 넘어선 연예인에 대한 그.. 2007. 3. 26. 이전 1 ··· 472 473 474 475 476 477 478 ··· 5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