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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1042

집 나갔던 열정이 돌아왔다 출근할 때마다 단지 내 테니스장에서 강습받는 사람들을 지나친다. 추운 겨울날 어린 초딩이 라켓을 들고 뛰어다니다 안보이기도 하고, 중년여성이 화려한 옷을 입고 공만 주으러 다니는 것을 보다보면 벚꽃이 피고, 지고 시간이 지나갔다. 6개월 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끝낸 참이어서 스스로 몹시 지쳐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프로젝트를 고르는 기준은 쉽고, 편하면서도 오랫동안 보상이 주어져야 했다. 모든 일이 다 똑같다고 생각했고,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열정을 갖지 않으려 주의했다. 올해 초부터 체구가 작은 여성이 테니스를 시작했다. 라켓만큼 가느다란 팔을 휘저으며, 사막쥐처럼 우왕좌왕 하는 모양새가 어설펐다. 추운 날, 포장재처럼 두툼한 옷을 입고서 도도거렸던 그녀를 봤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일순, 까맣게 .. 2021. 6. 29.
사랑이라 쓰고, 개싸움이라 읽는다. 철수는 영희에게 나가서 놀자고 했습니다. 영희는 날씨가 더워서 나가기 싫었지만, 계속 졸라대니 마지못해 일어났습니다. 철수는 왔다갔다 하면서도 나갈 기미가 없어 보이는 영희한테 점점 화가 났습니다. 현관에서 신발끈을 묶느라 한 세월을 보내는 영희를 지켜보던 철수는 들고 있던 가방을 내팽게쳤습니다. 나 안가. 너 혼자 가 씩씩대며 집으로 들어가버리는 철수를 보며 영희도 너무 화가 나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영희는 이런 상황이 너무 싫었습니다. 이대로 집에 가면 며칠동안 연락없이 지내다가 영희가 연락을 하겠지요. 다툴 때마다 영희가 먼저 말을 걸고, 철수는 봐준다는 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영희는 이기거나 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있을 때는 행복만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2021. 6. 28.
주사맞고 싶어서 안달나는 시대 회사직원이 대기예약 백신을 맞고 왔다. 나도 오전에 알림이 왔었지만, 뒤늦게서야 확인하고서는 젠장.하고 말았는데, 막상 옆사람이 맞고 왔다는 말을 들으니 질투심이 불꽃처럼 피어 올랐다. 7월에는 대상자가 된다 하지만, 올해안에 맞을 수 있을까. 마스크 대란때 요일을 정해 구매하다가 지금은 발에 채이듯이 백신도 그렇게 될까. 미대오빠에게도 알림신청을 해놓으라 하니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겠다.는 말을 하고 자빠졌다. 한다. 코로나시국이라며 지인 결혼식도 못가게 했던, 가기만 해봐! 2주동안 얼굴 볼 생각 하지 말라고 했던, 막판에는 자기냐, 결혼식이냐 선택하라고 했었던 인간이 그런 말을 하고 자빠졌다. 한다. 백신은 못맞지만 타이레놀은 한 통 있다. 나도 얼른 백신맞고 여권꺼내고 싶다. 2021. 6. 10.
조용하지만 엄마가 몸살에 걸리셨다. 일찍 잠자리에 드신 탓에 집안이 조용하다. 조용하지만 맘이 불편하다. 2019.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