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대니 보일 출연: 스킨스에 나왔던 아랍계청년 외 수많은 인도인들.
6억원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서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은 슬럼가출신의 깡마른 소년은 부정행위의 대한 의혹과 선망과 질투의 시선을 한몸에 받게 된다. 최종 승자를 위한 한 문제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소년은 자신이 어떻게 퀴즈의 답을 알게 되었는지 진술하게 된다.
영화 초반, 인도의 빈민가 골목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쉼없이 쫒아 다니는 카메라는 인도 하층민들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빠르고 역동적이다. 어린 형제들은 가난했지만 참으로 즐거웠습니다.라고 하기에는, 결코 즐겁지 않은, 말그대로 거지새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 형제는 조금씩 세상에 녹아들며, 사람을 이용할 줄 알게되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게 되었지만, 자말은 꿋꿋하게 한 소녀를 향한 순애보를 간직하고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영리하다. 관객의 변덕스러운 취향을 알고, 오스카상 심사위원들의 취향도 꿰뚫고 있다. 더 이상은 미국적인 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 찐한 연민을 주려면, 불쌍한 아이들이 최고의 소재라는 것, 값비싼 CG효과처리를 하지 않아도, 이국적인 배경으로는 인도가 최고였다는 것, 사랑도 있고, 배신도 있고, 용서도 있고, 몇 번의 반전 후에 결국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극복한다는 뻔하디 뻔한 시나리오로도 오스카상 몇 개를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영악하다.